경남연합신문 문단-詩

류갑숙

무슨 병인지 알 수 없어

일단 수술을 해봐야 알 수 있다는

의사의 진단에

어머니의 가슴을 열기로 했다.

수술을 마치고 나온 의사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겉은 멀쩡한데

속은 온통 푸르스름한 멍투성입니다.

심장은 숯덩이처럼 검게 타버렸습니다.

저의 의술로는 치료할 수 없고

오직 자식만이 치료할 수 있다고 한다.

무슨 병이냐고 묻자

의사는 목매인 소리로

불효병이라 하고 돌아서며

혼자말로 중얼거린다

아마 우리 어머니는

그보다 더 중증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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