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바로 알기-8

한강 거북선나루터에 있다가 2005년 11월 경남 통영으로 옮겨간 거북선이나, 시중의 거북선 모형도 한 결 같이 등에 철갑을 씌운 철갑선이다. 그것도 세계 최초일까?

이순신이 직접 글을 썼거나 주변 인물들이 쓴 기록에는 철갑선임을 단언하거나 암시하는 내용이 한 줄도 없다. 1592년 6월 초. 이순신이 왕에게 올린 장계에는 “신이 일찍이 왜적의 난리가 있을 것을 걱정하고 특별히 거북선을 만들었사온데 앞에는 용머리를 달아 입으로 대포를 쏘고 등에는 철첨鐵尖(쇠송곳)을 꽂았으며...

이순신의 조카 이분李芬이 이순신 전사 후에 쓴 《행록》에는 “크기는 판옥선과 같고 위는 판板으로 덮었다. 판상에는 십자형 세로細路가 있어 ...”

이순신은 철침을 꽂았다 했고 조카는 나무판으로 덮고 도추를 꽂았다 했다. 1795년에 기록 된, ‘난중일기’가 실려 있는 《이충무공전서》와 《영조실록》에는 거북선을 개조하였다는 기록과 영조27년(1751) 암행어사 박문수는 왕에게 보고하기를 “충무공 이순신이 기록한 바를 보았더니, 거북선의 좌우 각각 여섯 개의 총구를 내었는데, 지금은 8개의 구멍을 내었으니, 거북선이 종전에 비해 지나치게 크졌다”고 했다.

거북선은 임진왜란 훨씬 전인 조선 초에도 있었다. 《태종실록》 태종13년(1413) 2월5일 기록에는 “임금이 임진나루를 지나다가 거북선과 왜선이 서로 싸우는 상황을 구경하였다”

《태종실록》 15년(1415) 7월16일 기록에는 “거북선의 법은 많은 적과 충돌하여도 적이 능히 해하지 못하니 ...”는 기록이다.

임진왜란 후에도 거북선은 꾸준히 만들어졌다. 영조 때는 14척, 정조 때는 40척, 순조 때는 30척의 거북선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거북선이 철갑선으로 표기하게 된 것은 19세기 일본이 1831년에 펴낸 《정한위략征韓偉略》에 임진왜란 참전기가 실려 있는데 “적의 배 중에 온통 ‘철장갑’을 씌운 것이 있어...”

또 20세기 초 미국인 선교사 헐버트가 쓴《대한제국멸망사》에서 “이순신이 거북 모양의 철갑선을 발명했다”고 썼다. 그리고 1957년 미국 잡지에 “거북선은 세계 최초의 철갑선”이라고 소개했다.

임진왜란이 끝난 지 350여년이 지난 후의 19~20세기에 일본과 미국인의 기록으로 이순신의 거북선이 최초이고 철갑선으로 둔갑을 한 것이다.

역사적인 조선실록에 의하면 임진왜란 180여 년 전에도 거북선이 있었고, 이순신이 거북선을 최초로 만든 것이 아니었고 또한 이순신의 거북선은 철갑선이 아니라 판옥선 크기의 거북모양의 배에 나무판을 덮고 철침을 꽂은 배임을 알 수 있다.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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