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교육학박사 박재성

[번체] 欲擒故縱 (하고자할 욕, 사로잡을 금, 옛 고, 늘어질 종)

[간체] 欲擒故纵 [yù qín gù zòng] (위 친 꾸 죵)

▶ 상대방의 마음을 잡아라. 즉, '강한 말일수록 장문으로 잡아라. 그리고 간신히 살아갈 길을 터 주어라.'라는 계책.

☞ 이 계책은 <손자 - 군쟁편>에서 말하는 '궁지에 몰린 적은 추격하지 말라'는 것도 이런 의미다. 결국 고양이에게 쫓긴 쥐가 막바지에 이르면 오히려 사생결단하고 달려든다는 의미와 같다.

▶ 적은 추격당해 퇴로가 막히면 맹렬한 반격을 가할 수 있다. 그러나 한 줄기 활로를 터주면, 오히려 그 기세를 약화시킬 수 있다. 추격할 때는 적을 바싹 뒤쫓기만 해야지 추월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해서 적으로 하여금 체력을 소모하도록 하고 그 투지를 약화시켜 병력이 분산되는 틈을 타서 체포하도록 한다. 이와 같이 용병을 한다면 피를 흘리지 않고도 이길 수 있다. 소위 놓아준다는 것은 적이 완전히 달아나도록 내벼려 두라는 것이 아니라 추격을 다소 느슨하게 하라는 뜻이다. 이것은 바로 《주역》 <수괘(需卦)> 의 원리를 응용한 것으로서 적에게 한 줄기 희망을 주는 방법이다. ※ 수괘 : 육십사괘의 하나. 감괘(坎卦)와 건괘(乾卦)가 거듭된 것《하늘에 구름이 오름을 상징함》.

[상황1]▶ 중국의 삼국시대 제갈량(諸葛亮)이 일곱 번 잡았다가 일곱 번 놓아주는 이른바 칠종칠금(七縱七擒)의 계략을 썼는데, 이것은 곧 그렇게 함으로써 적장 맹획(孟獲)의 뒤를 쫓아, 그때마다 지역을 넓혀 간다는 계략이었다. 일곱 번 놓아주는 그의 속셈은 영토의 확대에 있었던 것이며, 맹획을 하나의 본보기로 하여 다른 민족들을 항복시켜 나갔던 것에 불과한 것이었다.

[상황2]▶ BC506년, 오(吳)나라는 당(唐), 채(蔡) 양국과 연합하여 백거(白擧)에서 초(楚)나라 군대를 격파했다. 초나라 군대는 도망했으나 앞에 강이 가로막고 있었다. 오나라 왕 합려(闔閭)는 이를 전멸시키기 위해 군대를 이끌고 추격했다. 이때 왕의 동생 부개(夫槪)가 만류했다. “궁지에 몰린 야수는 필사적으로 덤벼드는 법입니다. 하물며, 상대는 손에 무기를 든 군대가 아닙니까. 만약 초나라 군대가 더 이상 피할 곳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필사적으로 덤빌 것입니다.” 합려는 부개의 계책을 받아들여 초나라 군대가 강을 건너 도망할 수 있도록 했다. 초나라 군대는 도망치느라 급급하여 오히려 전투 의지를 잃어버렸다. 합려는 다시 초나라 군대를 공격했다. 결국 초나라 군대는 대패했고, 합려의 연합군은 초나라 수도 영(郢)을 점령했다.

<간체자 핵심>

번체자 縱의 간체자 ‘纵’은 실[纟]처럼 좇던[从] 사람들이 늘어져 세로[纵]로 서 있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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