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무이름 사색

▣구상나무

구상나무는 소나무과에 속하는 상록침엽교목으로 우리나라의 특산종이며 한라산, 지리산, 덕유산 등의 해발 1,000m 이상의 높은 산에서 살아가는 상록교목으로 키가 20m까지 자라고, 잎의 뒷면이 하얀색이다. 88서울올림픽 때 심벌나무로 지정되었으며, 유럽에서는 ‘한국전나무’라 부르며 크리스마스트리로 애용한다.

구상나무의 새싹이 돋아날 때나 암꽃이 필 대의 모습은 제주에서 흔한 성게의 가시를 떠올리게 한다. 성게를 제주도 방언으로 ‘쿠살’이라고 하는데, 구상나무를 처음에는 ‘쿠살을 닮은 나무라’는 뜻으로 ‘쿠살낭-쿠살나무’라고 부르다가 구상나무라고 부르게 되었다.
한편 구상나무 열매의 실편(實片)은 끝이 뾰족하고 뒤로 젖혀져 있어 마치 갈고리 같은 모양이다. 갈고리 구(鉤)에 형상 상(狀)을 써서 구상나무가 되었다고도 한다.
구상나무는 현재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등 중남부 고산지대에 자라고 있으나 자생지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어 산림청 보호식물로 지정하여 특별히 보호하고 있다. 나무의 특징이 분비나무와 매우 유사하다.

제주에서는 통나무를 엮어서 연안용 어선으로 활용하던 뗏목 배를 ‘테우’라 했는데 예로부터 한라산에서 자라는 구상나무로 만들었다. 목질이 단단하고 송진이 많아 잘 썩지 않으면서도 물에 잘 뜨기 때문에 테우의 재료로는 최고였다. 구상나무 벌목을 금지하자 방풍림으로 심었던 숙대낭(삼나무)로 대체하기도 했다. 제주 민요 중에 “너희 배는 구상낭(구상나무) 배요, 우리 배는 숙대낭(삼나무) 배”라며 자신들의 신세를 한탄하는 구절도 있다.

‘살아서 천 년 죽어서 천 년’ 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오래 살지만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할 만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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