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뭉술 '황세모' 리더십보다 강력한 강단이 필요

2019-11-12     경남연합신문

당내 반발로 박찬주 전 제2작전사령관 영입이 보류되는 등 최근 주요 사안에 대한 입장 번복이 잇따르면서 황교안 당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불안감도 확산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황 대표와 비슷한 정서를 공유하는 5060세대, 영남권, 공무원 출신으로만 조언 그룹이 형성됐다는 점이 근본적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황 대표의 공식 조언 그룹은 핵심 당직을 맡고 있는 박맹우 사무총장, 추경호 전략기획부총장, 김도읍 비서실장이다. 영남권을 기반으로 한 공무원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고, 평균연령은 61세다.

황 대표에게 조언을 제공하는 비공식 라인도 있다. 성균관대·검찰 직속 후배인 곽상도 의원,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등이다. 지난 4월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검찰 출신 정점식 의원도 황 대표 측근이다.

한 수도권 의원은 "황 대표가 반평생 상명하복식으로 일했던 '공무원 후배'들과 논의하기 때문에 이견(異見)이 나오기 어려운 구조"라고 했다.

황 대표는 친박 그룹과도 꾸준히 접촉해왔다. 당직을 맡지는 않았지만 원유철·김재원 의원이 핵심으로 꼽힌다. 원외(院外)에서는 경기고 동문인 고성 국 정치평론가와 교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황 대표와 조언 그룹이 박 전 사령관 영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청년 세대 불만을 감지하지 못했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찬반 토론을 거치지 못한 결론은 허약할 수밖에 없다"며 "당 지도부는 대표에게 '황세모(이도 저도 아니라는 뜻)'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를 돌이켜봐야 한다"며 “어디까지나 야당은 야당다워야 하는데 두루뭉술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류재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