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춘수 현 군수에 여야후보 5명 도전

국민의힘 진병영·황태진·김한곤·서만훈…민주당 서필상

 

함양군은 임창호 전 군수를 비롯한 4명의 전임군수가 각종 비리와 선거법 위반 등으로 잇달아 구속되고 청렴도 최하위 등 최악의 분위기 속에 2018년 6월 13일 지방선거가 치러졌다. 그런 만큼 불명예의 고리를 끊을 청렴한 방백을 세워야 한다는 절박감 때문인지 전국 평균(60.2%)을 훌쩍 넘는 78%의 투표율 속에 3전4기의 서춘수 후보가 당선됐다. 당시 그는 무소속으로 강석진 지역구 의원의 공천과 막강한 지원을 업은 진병영 후보를 눌러 국민의힘 조직과 현역 의원에 대한 진폭이 더욱 컸다.

이번 함양군수 선거는 당시 초박빙 승부를 펼친 서춘수 현 군수와 진병영 전 도의원의 리턴매치 구도에 3차례 의장을 역임한 황태진 군의원이 새롭게 도전장을 던지며 서-진 양강 혹은 서-진-황 3파전 구도가 이뤄질 공산이 크다.

서 군수의 재선 도전과 엑스포, 코로나 등 굵직한 이슈와 군정 운영 성적표에 대한 민심의 반응과 평가가 박빙이냐 일방적 게임이냐를 판가름하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편 3월 대선의 향방에 따라 후보별 손익계산과 전략은 크게 파도를 탈 것이다. 우선 민주당이 수성에 성공하면 국민의힘 후보들은 당심보다 중도·부동층 공략에 더 무게를 실을 공산이 크다. 국민의힘이 정권교체를 달성하면 국민의힘 후보들은 공천에 사활을 걸고 확고한 당 조직 장악에 바탕한 표밭 다지기에 나설 것이다. 이 경우 진보성향 표심이 선거당 약 20~25%로 나타나는 함양지역 특성상 민주당 후보는 출마 동력이 떨어져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함양군수 선거 최대 관전포인트는 대선 결과에 따른 국민의힘 공천의 향방과 현역 프리미엄을 안고 유리한 고지에 선 서춘수 군수에 도전하는 다른 후보들의 표심 획득 전략이다.

국민의힘 소속인 세 사람 외에 물망에 오르는 후보군으로는 서필상(52·민주당) 민주당 지역위원장, 김한곤(69·국민의힘) 전 한국콘텐츠진흥원 부원장, 서만훈(60·국민의힘) 전 고성부군수 등이 있다. 이 밖에 민주당 이영재(62) 군의원도 출마설이 꾸준히 흘러나왔으나 2월에 있을 신협 이사장 출마로 방향을 튼 것으로 최근 알려졌다.

서춘수 현 군수는 최근 국민의힘으로 복당해 보수 텃밭인 지역 표심 결집동력이 한층 강해지고 엑스포 성공과 도시재생, 물류단지 등 군정 치적도 탄탄해 차후 공천 경쟁 등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중론이다. 서 군수는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전임군수 4명이 잇따라 구속된 전력 때문에 ‘당선되면 또 구속된다’는 등의 마타도어에 시달렸었다. 그는 당선 후 비리와 특혜 등 적폐 청산에 주력하고 자기관리를 철저히 해 ‘함양군수 구속’이란 불명예 굴레를 비로소 끊어냈다.

그는 실추된 함양군의 명예와 뒤틀린 시스템을 바로세우는 군정 정상화에 주력해왔지만 2년 넘게 코로나 팬데믹이 지속돼 모든 정책을 정상적으로 펼치기 곤란했다. 이에 그는 재선을 통해 100년 미래를 내다보는 ‘서춘수 특화 군정’을 제대로 펴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진병영 전 도의원은 지난 선거에서 500표에 못 미치는 초박빙 승부 끝에 석패한 이후 조직력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절치부심 설욕을 벼르며 표밭을 다지고 있다. 그는 건설업자 출신으로 임기 내내 각종 비리 의혹으로 구설수에 오르다 구속 수감됐던 임창호 전 군수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태생적 한계가 표심 확장성에 그늘을 드리우는 게 최대 약점으로 지적된다. 게다가 건설업 관련업종에 종사하며 일감 몰아주기 등 각종 특혜를 입었다는 의혹이 지난 선거에서 집중적으로 제기됐었고 관련 리스크는 여전히 잠재한 상태다. 또 한 차례 경남도의원 외에 행정경험이 거의 없는 점도 서 군수에 대한 상대적 약점으로 거론된다.

황태진 의장은 3선 군의원과 3차례 의장 역임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군정 수장에 도전한다. 황 의장은 서 군수와 진 전 도의원의 지지세력과 조직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 독자적인 세력 구축여부가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서필상 민주당 산함거합 지역위원장은 2018년 지방선거 함양군수 출마에서 21.89%, 2020년 21대 총선 17.95% 득표로 확장성에 한계를 드러냈다. 지난 두 번의 선거에서 여당 프리미엄을 안고도 기대에 못 미치는 득표율을 보인 데다 조직 내홍사태 등 리더십과 조직장악력에 의구심을 나타내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이에 따라 조직화된 득표 흡입력이 미약해진 현실에서, 일각에선 서 위원장이 이재명 캠프에서 일정 역할을 해 중앙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뒷담화도 나온다.

김한곤 전 부원장은 1월 4일자 윤석열캠프 함양선대본부장 임명장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동안 몇 차례 출마를 저울질했으나 여러 사정으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으나 이번에는 윤석열 후보 선거운동을 병행하며 표밭을 갈 예정이다.

현재 한국건설시험연구소 회장으로 재직 중인 서만훈 전 부군수는 최근 국민의힘에 입당하고 국민의힘 윤석열 중앙선대본부 국민동행본부 건설산업특별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역시 현장 표심 공략에 나서겠단 포부다.

박창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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