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최후의 가르침 – 유교경(遺敎經)

해일스님사천 달마사 주지
해일스님사천 달마사 주지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성도하신 후 45년간에 걸쳐 인연있는 모든 중생들을 다 제도하시고 쿠시나가라에서 열반에 드시기 직전 제자들을 위해 최후의 가르침을 설하셨으니 그때의 설법을 모은 것이 유교경이다.

유교경의 원본은 지금 남아있지 않지만 후진시대 구마라습의 한역이 전해지고 있다. 이 경의 주된 내용은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뒤에 제자들이 나아갈 방향을 크게 다섯가지로 일러주신 것이다.

 

첫째는 계율로써 스승을 삼아 마음을 경계하고 삼독(三毒; 탐내는 마음, 성내는 마음 어리석은 마음)과 오욕(五欲; 재욕, 색욕, 식욕, 명예욕, 수연욕)의 번뇌를 끊고 화합함으로써 교단을 유지 발전시킬 것을 부촉하신 것이다.

둘째는 방일과 나태를 경계하셨으니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히 정진하여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셋째는 탐욕과 성내는 마음을 경계하셨으니 항상 만족한 줄을 알고 어떠한 박해와 고난도 참아야 한다고 하셨다.

넷째는 아만심과 아첨하는 마음을 경계하셨으니 일체의 교만한 마음을 끊어 없앨 것을 말씀하시고 순박과 정직으로 근본을 삼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다섯째는 명에 따라 약을 주지만 먹고 먹지 않는 것은 의사의 허물이 아니고, 바른 길을 가르치나 듣고도 가지 않는 것은 길잡이의 허물이 아니니 각자 노력해서 해탈을 얻을 것을 가르치고 있다.

 

그러면 지금부터 육성에 가까운 부처님의 마지막 설법에 귀기울여 보자「도둑의 침해를 받으면 그 해가 한생에 그치지만 오관(五官)의 화(禍)는 여러 생에 미치어 그 해독은 매우 무겁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사람은 스스로 자제하여 오관에 따르지 말고 도둑을 붙들 듯 하여 함부로 날뛰지 못하게 해야 한다. 이 오관도 그 주체는 마음이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마땅히 그 마음을 다스려라. 흐트러진 마음은 두렵기가 독사나 맹수보다 심해서 큰 불길이 치솟아 일어나는 것도 그것에 비길 바가 못 된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부지런히 정진하여 자기 마음을 항복받아야 한다.」

「음식을 받았을 때는 마치 약을 먹듯 하고 좋고 나쁜 것을 가려 생각을 팔지 말며 건강을 유지하여 주라고 목마름을 달래는 데에 알맞도록 하여라.」

「지혜가 있으면 탐착이 없어질 것이니 항상 자세히 살피어 잃지 않도록 하여라. 참 지혜는 생노병사(生老病死)의 바다를 건네는 튼튼한 배이고 어둠 속의 등불이며 병든 자의 좋은 약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육안으로써 세상의 이치를 밝게 볼 수 있다면 이것을 가리켜 지혜라 한다.」

「여러가지 궤변으로 논쟁하면 마음이 어지러워진다. 비록 출가했다 할지라도 아직 해탈하지 못한 비구는 무익한 논쟁을 하지 말고 어지러운 마음을 쉬어야 한다. 열반의 즐거움을 얻으려면 논쟁의 번거로움을 없애야 하기 때문이다.」

「여러 비구들! 내가 열반에 든 뒤에는 계율 존중하기를 마치 어둠 속에서 빛을 만난듯이 가난한 사람이 보배를 얻은듯이 해야 한다. 계율은 온갖 번뇌의 도적을 막아주는 갑옷과 같은 것이다. 이 계율을 의지하면 선정이 생기고 괴로움을 없애는 지혜가 드러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너희들 비구들은 반드시 청정한 계율을 가져 어긋나지 않게 하여라.」

이 말씀은 부처님의 마지막 설법이니 영원히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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