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대표적인 아동문학 단체인 경남아동문학회(회장 이동배)의 연간지 35호가 출간되었다.이번호는 바람은 혼잣말을 하지 않는다는 동시를 인용한 이동배 회장의 발간사에 이어 책의 앞 부분에 지난해와 올해 연초에 개최한 행사 소개 사진화보와 (이창규), 그림이 있는 동화(조현술)가 재미있는 삽화와 함께 담겨있다.특집 1에는 에 장진화 이주영(어린이날 100주년기념사업단 대표)의 글, 특집 2에는 에는 올해 제14회 남명아동문학상 수상자 김복근
■ 한국풍경사진가회 한국의풍경전■ 인도 첸나이 챔버 비엔날레(인도)■ 프랑스 국제 아트쇼핑전(루브르박물관)■ 독일 드레스덴 한국문화페스티벌 전시■ 서울,부산,대구,광주 등 국내 전시회 100여회■ 국제 및 전국 사진공모전 대상 10여회■ 경남환경미술대전 운영위원 심사위원 역임■ 현)한국풍경사진가회 운영[www//kpla.co.kr]■ 공점사진갤러리, 연구소운영
고마운 사람에게감사하다는 생각으로품은 마음을 전하기 위함은다소 멋쩍기만 했다대단한 볼일도 없이뵙자 하기도 그렇고뭣을 대접하기도 어려워서전화상으로 인사했다그래도 다행스럽게고마운 사람은 고맙도록내 속마음까지도 배려하니삶이 감사하다는 거다
일 년 중 가장 더운 삼복은 초복으로부터 시작된다. 무더운 여름을 본격적으로 예고하는 초복에는 더위를 식히고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몸에 좋은 보양식을 먹게 된다.삼계탕이나 장어구이가 일반적이지만 나는 초복에는 참가자미 물회를 먹는다. 동네 식당 좌식 테이블에 편안하게 앉아 주문을 하면 물회는 물론이고 밑반찬이 제법 소담하다. 뚝배기의 미역국은 따뜻하고 깔끔해서 자꾸만 손이 간다. 가자미 물회는 다른 물회처럼 육수를 부어 먹는 것이 아니라 준비된 초고추장을 각자의 기호에 맞게 넣어 먹으면 되니 개인의 취향에 따라 맛의 차이가 있다.각
진이를 5학년 담임할 때 만났다.진이는 모든 걸 귀찮아했다. 숙제를 안 하는 건 기본이고 늘 엎드려 있다. 다른 아이들을 괴롭히지도 않고 가만히 있기에 문제아도 아니다. 느리지만 시키는 건 어느 정도 해낸다. 가만히 내버려 두면 적당히 따라오는 착한 아이다. 학습 의욕이 낮은 것 외에는 혼낼 일이 없는 아이다. 늘 힘이 없고 창백하다. 게임 할 때만 의욕을 보인다.가족 구성을 알아보았다. 알코올 중독인 아버지와 먹고사는 일에 바쁜 어머니, 위로 형 둘이 있고 진이는 셋째 아들로 막내이다. 터울이 조금 나는 막내기에 형제간에도 잘 어
담임의 병가로 인한 6학년 교실 수업을 대신 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아이들과 담임 간의 갈등이 깊어진 상태로 있는 경우도 있기에 다른 교사들에 대한 불신도 큰 편이다. 섣불리 아이들의 감정을 건드렸다가는 낭패를 당할 수도 있다. 어렵고 힘들다는 반에서 웃으며 수업을 마칠 수 있는 비결을 묻는 사람이 많기에 몇 자 적어본다.먼저 아이들이 집단 활동에 대한 과시욕이 강하다는 걸 알 수 있다.“아이들을 개인적으로 만나면 참 예쁘고 좋은데요. 교실 수업에서 만나면 왜 그리 험하게 얼굴이 바뀌는지 모르겠어요.”함께 뭉치
감추려 들지 말아라애쓰지 말아라숨기려 해도 어쩔 수 없는 너의 흔적을그렇게 치마폭으로 덮으려 말아라스치고 지나간 붓 자국 아래움추려든 네 모습나신으로 드러나나는 네 앞에 서면울컥이는 눈물이 된다어차피감추지 못할 일차라리 드러내 놓고목 놓아 울어라
“우유 마시는 시간입니다.”1교시가 지나면 우유 당번이 우유를 나눠준다. 아이들은 우유를 받아도 반가워하지 않는다. 억지로 권할 때가 많다. 우유를 싫어하거나 아토피 등의 이유가 있는 아이들은 우유 신청을 하지 않는다. 정부에서 우윳값을 보조해 주기에 학부모가 신청하였지만, 아이들은 즐겨 먹지는 않는다. 그래도 담임교사는 아이들이 잊지 않고 잘 마시도록 독려를 하곤 한다.한 아이가 우유를 들고 교실 뒤쪽으로 간다. 모두 자리에 앉아서 먹는데 이 아이는 친구들의 작품을 보면서 우유를 마시나 보다. 평소에도 뒤쪽으
거류초 성인문해교실 해오름반은 박행신 동시작가를 초청해 문해, 시와 만남이라는 특활수업을 진행했다.해오름반 할머니 공부친구들이 동시를 쓰며 삶을 되돌아보고 희망을 노래하는 시간을 가졌다.거류초등학교(교장 강정순) 성인문해교실 해오름반(담임교사 송정욱)은 지난 9일 오전 박행신 동시작가를 초청해 ‘문해, 시와 만남’ 특활수업을 진행했다. ‘삶을 가꾸는 글쓰기-내 인생 내가 만든다’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이번 특활수업은 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되짚어보고 자유로운 형태로 직접 시를 써보는 방법을 배
꽃이 피고 꽃이 져도 사시사철 그리운 님이시여당신이 사무치게 그리워 파란 하늘을 바라봅니다산천초목이 총소리에 흔들리고만백성이 피 흘리며 억울하게 울부짖는 전쟁터에서희뿌연 총탄 속으로 사라져버린 님이시여눈에 보이지 않는다고어찌 당신을 잊을 수 있겠습니까어둠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고어찌 당신을 잊을 수 있겠습니까올해도 무궁화는 어김없이 피어나는데당신은 당신은 어디에 계시는지요부모형제를 위하여내 이웃을 위하여내 나라 내 조국을 위하여이 세상 단 하나뿐인 목숨을 바치신 님이시여거룩한 님이시여파리하게 멍든 잎으로 돋아난 무궁화 잎사귀는당신이
정대우 전 경남농업기술원장이 35년간 농촌지도직 공무원으로 근무하며 얻은 애환을 담은 에세이집 ‘들길에 핀 민들레’(도서출판 화인, 301쪽)를 발간했다.이 책은 광복과 한국전쟁 이후의 보릿고개를 극복하기 위해 현장에서 구슬땀 흘린 농촌지도직 공무원들에게 바치는 헌사이자 따뜻하게 건네는 위로의 악수라고 할 만하다.이 책에서 정 전 원장은 1965년 삼천포 농촌지도소에서 농촌지도직 공무원으로 첫발을 내디딜 때부터 각 발령지에서 일어난 갖가지 에피소드를 회고록 형식으로 잔잔하게 서술했다. 발령받아 간 동네에 세 든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아이들은 어린이날을 보낸 후에 어버이날을 맞이하면서 바빠진다.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편지를 쓰고 꽃을 만든다. 그리고 하루쯤 어머니와 역할을 바꾸어 집안일을 대신해보기 과제도 한다. 이때 많은 교사는 ‘돼지책’을 이용하는 수업을 다양하게 진행한다. 그래서 ‘돼지책’은 학교 도서관마다 여러 권씩 배치되어 있다.1학년 교실에서 가족 관련 수업으로 이 책을 소개했다.“책의 표지를 보니 어떤 생각이 드나요?”“엄마가 너무 힘들어 보여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아침도 굶은 채 친구를 찾아갔다. 나는 남편과 어처구니없이 다투었던 이야기를 하며 절에라도 다녀오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친구는 침구 만드는 일을 하며 20년 넘게 진주 시내에 살고 있지만 진주에 있는 산이나 절을 아는 곳이 한 곳도 없다고 했다.청곡사란 절이 있다는 말은 들어봤지만 그게 어느 쪽에 있는지 얼마만큼 먼 곳인지 모른다며 일을 접고 나를 따라 나섰다.남편은 특별한 일이 없이도 기분이 좋으면 좋다고 한잔, 기분이 나쁘면 나쁘다고 한잔, 그 핑계 삼아 날마다 술을 거의 안 마시는 날이 없었다.세상 술을
‘여우와 신포도’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주었다.배고픈 여우가 포도송이를 발견하고 허기를 채우려고 했다. 아무리 깡충 뛰어도 키가 작아 포도를 딸 수가 없었다. 여우는 ‘저건 덜 익은 신포도일 거야.’라고 단념하고 지나가 버렸다. 이 이야기로 만든 최고의 질문 네 가지를 선정하고 토론하였다.1. 왜 신포도라고 말하고 쉽게 포기했을까?2. 왜 나무줄기를 손톱으로 긁으며 타고 올라가려고 하지 않았을까?3. 사다리나 나무 막대기를 가지고 와서 따먹을 수도 있지 않은가?4. 원숭이를 업고 와서 포
진주 출신 윤창석 시인이 첫 시집 ‘진양호 호반길’에 이어 5개월여 만에 두 번째 시집 ‘물새 우는 강 언덕’을 출간하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세종출판사를 통해 발간된 윤창석 시집 2 ‘물새 우는 강 언덕’은 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내면이 묻어나는 진솔한 이야기들과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풍경, 천태만상의 인물, 일상 등을 간결한 필체로 적어내며 피부에 와 닿게 풀어내고 있다.풍부한 경험에서 우러나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맛깔나고 멋스럽게 풀어
가을빛에 고왔던 들판에 서리가 내린다. 풍요롭게 영글었던 열매들은 수확이 끝나 고 빈가지가 휑량하다. 서리단감은 그때야 단맛을 올리기에 한창이다. 입동지나 서리 내린 날, 감을 하나 뚝 따서 시어머님이 임신한 나를 먹어 보라고 준다. 나도 감 두 개를 땄다. 시할머니와 시어머니를 드리기 위해 감을 오븐에 담아 마루로 가져갔다.큰방 마루에 지팡이를 세우고 걸터앉아 계시는 시할머니와 시어머님도 마루에 올라 앉으셨다. 나는 감을 깍았다. 빨간 껍질이 새끼줄 늘어뜨리듯 길게 벗겨지자 시커멓게 멍든 속살이 들어났다.동지섣달 그믐밤 하늘같다.
생이여 !지금은 아닙니다영혼이 있어야 할 자리물어 주소서잠자는 노래깨워 주소서허둥대는 발걸음에하늘을 담아 주소서아직은 살아서사랑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융복을 입으시옵니까살육되는 밤이 옵니다칼로서 지켜야 할 이름이 있습니다 진주기생 칼춤 추는 밤이옵니다 어디로 가시옵니까성벽에 기대어 절명하는 눈빛을 보시옵소서 촉석루 밤하늘 놀이불똥처럼 스러져간 혼백을 불러 물어야 할 어두운 나라가 있습니다 멸시당하는 어린기생도 칼춤을 춥니다 칼춤을 춥니다
기쁨의 소식을 전할 겸해서 등록금을 내려고 돈을 맡겨 두었던 분께 전화를 걸었다.하루 종일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았다. 찾아간 사감실은 텅 비어 있었다.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우리를 살뜰하게 돌봐주셨던 사감 선생님이다.여러 친구들의 돈까지 다 챙겨서 날랐다는 소문이다. 문을 두드리며 울고 또 울었다. 이제 겨우 밀어 올린 싹이 싹뚝 잘린 기분이다. 뛰어내리려고 육교 위로 올라갔다. 회색 매연 풍기며 달리는 자동차 뒤로 저녁노을이 붉게 퍼진다. 봄바람이 얼굴을 스치며 눈물을 닦아준다.‘조금 더 힘을 내봐. 겨울이 끝나고 있어
‘아! 클락 케이블.’책도 읽고 영화도 몇 번 보고 나를 설레게 하던 첫 남자. 남북 전쟁으로 가족을 잃은 아름답고 강인한 ‘비비안 리’와 사람을 나누던, 맨 남방에 가슴살을 나부끼며 뭇 여성을 사로잡던 30년 전의 그 남자. 그 시대의 영웅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주인공. 아주 느닷없었다.오전에 학원에서 질문 받았었던 인물이 그제야 생각났다. 미간을 좁히며 얼굴을 내미는 이유는 무슨 심본가. 농간을 부려도 유분수지. 타이밍의 실효성이 갖다 주는 난감함은 사람을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