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겅퀴 (한방명 : 대계大薊)

이야기 1

삼국지에 나오는 방통은 제갈공명과 비견되는 인재 중의 인재이다. 방통은 자가 사원이고, 양양군(襄陽郡) 사람이다. 제갈량의 스승인 사마휘(司馬徽)는 인품이 청아했고, 학식이 높았으며 인품을 감별할 줄 알았다.

방통은 약관의 나이 때 사마휘를 찾아가 만났다. 사마휘는 뽕나무 위에서 뽕잎을 따고 방통은 그 나무 아래 앉아서 낮부터 밤까지 함께 담소를 나누었다. 사마휘는 방통이 매우 특별한 인물인 것을 알았고, 방통을 남주(南州) 선비 중에서 일인자가 될 만하다고 했다. 이로부터 방통의 명성은 점점 빛나게 되었다. 방통은 천성이 인물을 평가하기 좋아했고, 사람을 교육하는 일에 노력했다.

제갈공명이 방송·통신을 유비에게 추천했고, 유비는 방통을 만나 깊은 이야기를 한 후 유능한 인물로 평가하여 치중종사(治中從事)로 임명했다. 차츰차츰 그에 대한 유비의 신임은 제갈공명에게 버금갔다. 그래서 유비는 방통을 제갈공명과 함께 군사 중랑장(君師中郎將)으로 임명했다.

제갈공명이 형주에 남아 성을 지킬 때, 방통이 유비를 수행하여 촉으로 들어갔는데 유비는 방통의 계책에 따라 양회(楊懷)와 고패(高沛)의 목을 베고, 군사를 돌려 성도를 향해 가면서 지나가는 곳마다 승리를 거두었다.

유비 군은 진군하여 낙현을 포위했다. 전쟁 도중에 방통이 전쟁 중 화살을 몇 대 맞고 피를 철철 흘리며 말에서 떨어졌다. 사병 중에 의술을 하는 이가 있어 급한 김에 어떤 풀을 꺾어 손바닥으로 비벼 그의 상처에 붙여 싸매었는데, 그러자 피가 금방 멈추었다. 이 풀이 바로 대계이다.

그러나 방통은 병력을 인솔하여 성을 공격할 때, 결국 화살에 맞아 목숨을 잃었는데, 그의 나이 36세였다. 유비는 매우 원통해 했으며, 방통의 부친은 의량(議踉)으로 임명하였다.

- ‘한의사 최현명의 재미있는 한약 이야기옮겨온 글 -

엉겅퀴 꽃(사진제공 : 강신근 교수)
엉겅퀴 꽃(사진제공 : 강신근 교수)

이야기 2

지금은 영국의 한 지역이 된 스코틀랜드를 가리켜 사람들은 여전히 이곳을 엉겅퀴의 나라(the Land of Thistle)’라고 부른다. 나라의 상징이라고 하면 보통 동물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지만, 스코틀랜드를 대표하는 가장 유명한 상징은 바로 꽃인 엉겅퀴이기 때문이다. 척박한 고산지대인 스코틀랜드에서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보랏빛의 엉겅퀴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흔하게 피어있는 것과는 달리, 엉겅퀴는 그 잎과 줄기에 날카로운 가시가 붙어있기 때문에 쉽사리 베 없애버리거나 먹거리에 사용할 수도 없었다. 유독 주변 국가의 침략을 많이 받았던 스코틀랜드의 역사에서 척박한 환경을 이기고 강인하게 자라나는 엉겅퀴는 스코틀랜드 사람들이 닮고자 했던 기상을 의미했던 것이다.

엉겅퀴가 스코틀랜드에서 추앙을 받는 이유는 스코틀랜드 민족의 역사와 인연이 깊다. 옛날 스코틀랜드와 덴마크 사이에 전쟁이 벌어졌을 때, 스코틀랜드는 수적으로 열세인 데다 무기마저 변변치 않아 성 하나만 남기고 모두 덴마크에 빼앗겼다. 그러던 어느 밤, 덴마크 병사들은 마지막 남은 스코틀랜드의 성을 빼앗기 위해 신발을 벗고 대포에 헝겊을 씌운 채 조용히 성벽으로 접근해 갔다. 그런데 성벽에 다다를 지점에서 어느 병사가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 성벽 근처에 자생하고 있는 엉겅퀴 잎의 가시에 찔린 것이다. 이 소리를 들은 스코틀랜드에서는 그 날밤 덴마크군을 역습했고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 엉겅퀴 잎에 달린 날카로운 가시가 나라를 구한 셈이 되었다.

나라를 구한 꽃이라 하여 다양한 곳에 엉겅퀴 문양을 새겨왔던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지금도 엉겅퀴를 특히 사랑한다. 스코틀랜드를 지나다 보면 영국 중앙 도시들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느끼게 되는데, 그중 하나가 엉겅퀴입니다. 스코틀랜드에서는 영국 화폐와 함께 엉겅퀴 문양을 새긴 자신들 만의 화폐를 동시에 사용하며, 가게의 간판에서부터 철골 구조물에 이르기까지 이곳저곳에 엉겅퀴 디자인을 새겨 넣습니다. 이 엉겅퀴 디자인에는 스스로의 역사와 뿌리를 기억하려는 스코틀랜드 사람들의 노력이 담겨 있다.

현재 스코틀랜드가 영국 연방 국가가 되긴 했지만, 아직도 자신들을 영국인 보다는 스코틀랜드 인으로 불리기를 원하는 이들의 자긍심이 바로 이 엉겅퀴에 담겨 있는 것이다.

엉겅퀴 어린 순 (사진제공 : 강신근 교수)
엉겅퀴 어린 순 (사진제공 : 강신근 교수)

엉겅퀴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식물 전체에 털이 나 있는데, 이 하얀 털은 털이라기보다는 잔가시에 가깝다. 이 때문에 엉겅퀴는 가시엉겅퀴, 가시나물로 불리기도 한다. 엉겅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 등에 자생하고 있으며, 강한 생명력을 가진 잡초이기 때문에 산과 들에 쉽게 볼 수 있다. 엉겅퀴의 줄기는 곧게 자라며(높이 50~100cm), 꽃은 보라색을 띠며 잎이 많고 가시처럼 꽃잎이 자란다. 가시에는 독이 있어서 잘못 만져 상처가 나면 가렵고 잘 낫지 않는다. 한편으로는 피를 엉기게 해 칼이나 낮에 벴을 때, 엉겅퀴를 찧어 바르면 금방 피가 멈춘다. 그리고 엉겅퀴 꽃은 스코틀랜드의 국화(國花)로 알려져 있다.

엉겅퀴의 성질은 평()하고 쓰며 독이 없다. 본초강목 本草綱目에는 어혈(瘀血)을 흩어버리고, 혈통(血統)을 다스린다.”라고 했고, 중국의 본초습유 本草拾遺에는 엉겅퀴는 묵은 어혈을 없애고, 새로운 피를 만들게 한다.” 우리 선조들은 엉겅퀴를 이용하여 많은 질병을 치료한 기록들이 많다. 황달로 인해 얼굴이 누렇게 뜬 사람에게는 엉겅퀴를 채취해 푹 삶아서 그 물을 마시게 했고, 간 경화로 복수가 차거나, 산후 부종으로 얼굴과 팔다리가 붓은 사람들도 엉겅퀴 달인 물을 먹으면 복수가 빠지고, 부기가 내렸다. 또 폐결핵에도 사용했는데 엉겅퀴를 달여 마시면 진해, 거담, 흉통을 제거하면서 토혈을 치유했다.

이처럼 오래전에 기록된 의학서들이나 전래 민간요법에서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엉겅퀴는 출혈 응고 작용을 하고, 어혈을 푼다.’ 즉 피를 맑게 한다. 는 것이다,

현대의학에서 밝혀진 내용을 보면, 엉겅퀴의 전초(全草)와 씨앗은 간에 이로운 물질인 플라보노이드와 실리마린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특히 플라보노이드는 지방간을 개선하고. 알코올을 분해하며 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혈을 보()하는 효능이 많다. 또한, 실리마린은 간과 쓸개를 보호하는 성분으로 비타민E의 열 배 정도에 달하는 항산화 효능이 있어 유해 산소로부터 간세포의 조직을 보호하고 간을 손상하는 효소 류코트린의 생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근래에는 서양 엉겅퀴에서 추출한 실리마린(Silymarin)’이라는 성분이 간세포의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간세포를 독성으로부터 보호한다고 해서 간 기능 식품으로 인기가 있다. 그 외에도 엉겅퀴를 제조하여 환, , 티백, 기름, 효소 등으로 만든 제품들이 시중에 많이 판매되고 있다.

엉겅퀴 뿌리 약용, 대계大薊(사진제공 : 강신근 교수)
엉겅퀴 뿌리 약용, 대계大薊(사진제공 : 강신근 교수)

부지런한 사람들은 지금 가까운 산야에 가서 잎을 채취하여 믹서기에 우유와 함께 갈아서 먹으면 천연 비아그라를 능가하는 식품으로 손색이 없을 것입니다. 뿌리는 늦가을에 캐어 약으로 쓰며, 텃밭에 심에 두고두고 식용과 약용으로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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