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서팔사(消暑八事)-3, 4

다산 정약용(1762~1836)은 소서팔사(消暑八事)를 통하여 더위를 없애는 8가지 일을 노래했다.

 

솔밭에서 활쏘기, 느티나무 아래 그네타기, 빈 누각에서 투호하기, 대자리에서 바둑 두기, 연못에서 연꽃 구경하기, 숲 속에서 매미 소리 듣기, 비 오는 날 시 짓기, 달밤에 발 담그기.

1. 송단호시(松壇弧矢) : 소나무단에서 활쏘기

2. 괴음추천(槐陰鞦遷) : 홰나무 그늘에서 그네 타기

 

3. 허각투호(虛閣投壺) : 빈 누각에서 투호 놀이

銅壺兩耳席前平 水閣風松盡日淸 一點丁東銀漏滴 衆聲鏜鎝竹樓鳴

동호양이석전평 수각풍송진일청 일점정동은루적 중성당삽죽루명

從行二馬成三馬 簇立紅旌雜翠旌 就把激驍要倍算 哄堂一笑太憨生

종행이마성삼마 족립홍정잡취정 취파격효요배산 홍당일소태감생

구리병 두 귀가 자리 앞에 가지런하고/ 물가 누각엔 솔바람이 진종일 맑구나.

한 점 한 점 뚝뚝은 물시계 방울 떨어지고/ 뭇사람 와와 떠드는 소리 죽루를 울리는데,

따라가는 두 말이 세 말을 이루기도 하고/ 모여 선 붉은 깃발 속에 푸른 깃발 섞이네.

격효의 점수는 곱절로 계산해야 한다면서/ 온 좌중이 와하 이 어리석은 이를 웃는구나.

4. 청점혁기(淸簟奕棋) : 시원한 대자리에서 바둑 두기

炎天瞌睡厭攤書 聚客看棋計未疎 棗核療飢諧者怪 橘皮逃世理耶虛

염천갑수염탄서 취객간기계미소 조핵요기해자괴 귤피도세이야허

已忘火傘寧揮麈 思切銀絲且賭魚 對局旁觀均一飽 息機閒話復何如

이망화산영휘주 사절은사차도어 대국방관균일포 식기한화부하여

무더운 날 끄덕끄덕 졸아 책 펴들기 싫던 참에/ 손님 모으고 바둑 구경하니 계책이 괜찮구나.

대추씨로 요기한단 건 제해짓는 자의 괴담이다만/ 귤 속에서 바둑 두며 세상 피한 건 정말인가 허황한가.

태양의 불 일산도 잊었는데 무어 주미를 흔들랴/ 생선회 은실이 간절해서 물고기 내기를 하네.

대국자나 방관자가 똑같이 배부르니/ 이기려는 마음 끊고 한담이나 나눔이 어떠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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