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서팔사(消暑八事)-7, 8

다산 정약용(1762~1836)은 소서팔사(消暑八事)를 통하여 더위를 없애는 8가지 일을 노래했다.
➀솔밭에서 활쏘기 ➁느티나무 아래 그네타기 ➂빈 누각에서 투호하기 ➃대자리에서 바둑 두기 ➄연못에서 연꽃 구경하기 ➅숲 속에서 매미 소리 듣기 ➆비 오는 날 시 짓기 ➇달밤에 발 담그기

1. 송단호시(松壇弧矢) : 소나무단에서 활쏘기
2. 괴음추천(槐陰鞦遷) : 홰나무 그늘에서 그네 타기
3. 허각투호(虛閣投壺) : 빈 누각에서 투호 놀이
4. 청점혁기(淸簟奕棋) : 시원한 대자리에서 바둑 두기
5. 서지상하(西池賞荷) : 서쪽 못에 핀 연꽃 감상
6. 동림청선(東林聽蟬) : 동쪽 숲에서 매미 소리 듣기

7. 우일석운(雨日射韻) : 비오는 날 운자 뽑아 시 짓기
窶籔詼諧度潦炎 美人顏色隔重簾  唯知競病全依律 忽訝戈波半露尖
구수회해도요염 미인안색격중렴   유지경병전의률 홀아과파반노첨
思路望窮千里目 疑山撚斷數莖髥  不如自作詩千首 難字還宜信手拈
사로망궁천리목 의산연단수경염   불여자작시천수 난자환의신수념

구수의 해학으로 장마 염천을 보내자니 미인 같은 산 안색이 주렴으로 막혀 있네.
경병지켜 전적으로 율격 따를 줄 알았는데 홀연 과파가 뾰족 드러나는 것 같아 의아하군.
세상 길 막히면 천 리 시선을 다하려 하고 산 의심나면 두어 가닥 수염을 꼬아 끊나니
못하고말고, 스스로 이미 지은 천 수 시에서 어려운 글자를 되는대로 집어내어 이루는 것만

8. 월야탁족(月夜濯足) : 달밤에 물에 발 담그기
矮簷排悶送殘陽 素月流輝釣石凉  魯野漁歌愁水濁 晉亭禊事憶蘭香
왜첨배민송잔양 소월유휘조석량   노야어가수수탁 진정계사억난향
瀊回欲學隨波鴨 晞挋還如畏濕羊  社友相携渾睡熟 不羞紅旭照藜牀
반회욕학수파압 희진환여외습양   사우상휴혼수숙,불수홍욱조려상

낮은 처마 아래 근심 털어 내며 석양을 보내나니 하얀 달빛이 낚시터 물에 흘러 서늘하구나.
노나라 들판 어부가17)는 흐린 물을 걱정했지 진나라 누정 수계18)의 난초 향기가 생각나네.
물살 빙빙 돌리는 건 물결 속 오리를 배우듯 하고 닦고 말림은 되려 물에 젖기 싫어하는 염소 같아라.
시사 친구들 서로 이끌고 깊은 잠에 들었으니 명아주 와상에 아침 해 비쳐도 부끄럽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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