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느 두메산골에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효성이 지극한 총각이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밭에서 김을 매고 돌아오시던 총각의 어머니가 그만 넘어져 다리가 부려졌다. 아들은 사방에서 좋다는 약을 구해다가 어머니께 드렸으나 부러진 다리는 좀처럼 낫질 않았다. 고민하던 중 총각은 자신의 정성이 부족하여 어머니의 다리가 낫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자신의 엉덩이 살 한 점을 뚝 잘라내어 몰래 죽을 끓여 어머니께 드렸다. 그러나 어머니의 다리는 낫기는커녕 더욱더 악화할 뿐이었다.

총각은 “아, 이틀을 어찌하면 좋을까!” 총각이 너무 상심하여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갑자기 한 줄기 바람이 불더니 검은 구름이 몰려와 소낙비가 쏟아졌다. 한동안 쏟아지던 비가 그치고 하늘이 다시 맑게 개자 하늘 한쪽에 일곱 빛깔 찬란한 무지개가 걸렸다. 총각은 너무 아름다운 무지개를 보고, “오늘은 무지개가 정말 아름답구나!” 감탄하고 있을 때 하늘에서 무지개를 타고 아리따운 선녀가 훨훨 날아 내려왔다. 총각은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았다. 선녀는 총각의 집으로 들어오더니 누루죽죽한 빛깔의 꽃씨를 한 줌 총각에게 주면서 말했다. “이 씨앗을 받으세요.” 그러자 총각은 “이 씨앗이 무슨 씨앗입니까?” 그러자 선녀는 “이 씨앗을 달여 어머니께 드리세요. 그러면 어머님의 부러진 다리가 나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씨앗을 조금 남겨두었다가 봄에 심으셔요. 여름에 빨간 꽃이 피고 씨앗이 여물면 뼈를 다친 사람들에게 이 씨앗을 달여 먹이셔요. 그러면 부러진 뼈가 이어지고 상처도 빨리 아물 것입니다.” 총각은 “정말 고맙습니다. 그런데 이 꽃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그러자 선녀는 “옥황상제께서 총각님의 효성에 감동하여 보내신 것인데 ‘홍화꽃’이라고 한답니다.”

총각은 즉시 그 씨앗을 어머니께 달여 드리고 또 짓찧어서 상처에도 붙였다. 어머니의 상처는 며칠 지나지 않아 아물고 부러진 뼈도 이전처럼 회복되었다. 그리고 총각은 남은 씨앗을 마을 사람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었고 그 뒤로 홍화씨는 뼈가 부러진 데에 사용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심지어는 민가에서 닭이나 개의 다리가 부러져도 홍화씨 몇 개를 먹이면 쉽게 나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홍화(紅花)는 국화과 1년생 초본으로 키는 30~90cm이고, 전체는 광택이 나며 매끄럽고 털이 없다. 꽃은 모양이 엉겅퀴와 비슷하며 꽃잎은 황색으로 피어 적색이 되고 짧은 관모(冠毛 : 씨방의 맨 끝에 붙은 솜털 같은 것)가 있다. 잇꽃의 개화기는 7~8월이다. 수확기는 꽃잎이 황색에서 홍색으로 변할 때 따서 말린다. 원산지는 이집트, 남아시아이고 일본, 중국, 인도, 미국 등지에서 재배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라 시대 이전부터 약용이나 작물로 재배되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름철 산청 경호강 주변 논밭에는 작은 잎에 가시가 있고 붉고도 노란 꽃이 핀 풀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잇꽃 홍화이다. ‘잇꽃’은 몸에 이로운 꽃이라 붙여진 이름이며, ‘홍화(紅花)’는 꽃이 붉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한방에서는 꽃을 홍화(紅花), 열매를 홍화자(紅花子), 어린싹을 홍화 머리라 한다.

옛적에는 우리나라 야산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으나 요즈음은 토종 홍화(紅花)는 찾아보기가 어렵다. 최근에는 홍화(紅花)가 골다공증 등 뼈 질환에 탁월한 효능이 있음이 알려져 집중적으로 재배하는 곳이 생겼다. 재배 시에는 조금 까다로운 조건이 있는데, 공해가 없는 환경조건과 맑은 물, 황토가 그 조건이며, 농약을 쓰면 싹이 나지 않고 약효까지 떨어진다.

한여름에 노랗게 꽃이 피어 빨갛게 되었다가 검붉은 빛깔로 지는 꽃도 볼 만 하지만, 꽃잎의 붉은 색을 염료로 활용하여 다홍치마, 색동옷을 예쁘게 물들이는 등 우리 겨레와 정서를 같이하여온 매우 친근한 식물이다.

인산 김일훈 선생께서는 신약(神藥)에 “홍화(紅花)는 꽃과 씨를 모두 약용으로 한다. 약성이 온(溫)하며 피를 다스리므로 어혈(瘀血). 통경약(通經藥)으로 쓰고, 또 식품이나 화장품의 색소로도 사용한다. 홍화는 붉은색《火色》이므로 파혈(破血) 작용을 한다. 근본이 목성정(木星精)을 응하여 화생(化生)된 약초이므로 파혈과 동시에 생혈(生血). 보혈(補血)한다. 누차 말했듯이 목기(木氣)는 생기(生氣)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홍화는 파혈과 생혈을 동시에 해내는 거악생신(去惡生新)의 양약(良藥)이다.”

어린 순부터 꽃씨까지 쓰임새가 다양하다. 어린 순은 나물로 무쳐 먹으며, 꽃은 통째로 따서 말려 차나 술에 담가 먹으면 향긋한 향기가 입안 가득하다. 홍화씨는 잘 말려서 깨처럼 살짝 볶아 뼈가 부러진 사람이 먹으면 부러진 부위가 잘 아문다. 홍화씨의 백금 성분은 뿌리나 줄기 씨앗의 씨젖에는 전혀 들어있지 않고, 씨앗 껍질에만 들어있으니 뼈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씨앗이나 씨앗 알갱이가 없는 쭉정이를 먹는 것이 좋다.

홍화(紅花)에 들어있는 가장 중요한 특수 성분은 백금화합물(白金化合物)이다. 민속 의학자 인산 김일훈 선생은 홍화씨 속에 들어있는 백금 성분에 대해 「신약 본초」에서 설명하고 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밝혀진 홍화씨의 효능을 보면

첫째는 홍화씨에 들어있는 유기 백금 성분은 공기 중에 퍼져 있는 백금 소립자를 잎을 통하여 끌어들여 합성된 것으로 골절과 골다공증을 치료한다. 2002년 대한 골절학회에서는 골밀도 감소증 골다공증 환자에게 홍화씨 추출물을 투여한 결과 “골밀도가 30% 가까이 증가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두 번째로 홍화씨 속의 리놀렌산 성분이 지방을 분해하고 혈관 속에 쌓여 있는 LDL콜레스테롤 제거하여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동맥경화, 고지혈증, 고혈압 등 혈관질환을 예방한다.

세 번째로 몸속의 활성산소를 제거해주기 때문에 피부 노화를 억제하고, 피부를 맑게 해주고 탄력을 유지 시켜준다.

네 번째로 홍화씨에는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어린이 두뇌발달에 도움을 주고, 어른들에게는 뇌세포의 노화를 막아 치매를 예방한다.

다섯 번째는 홍화씨에는 토코페롤 성분이 들어있어 우리 몸에 생기는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손상된 세포를 재생시켜 주며, 암세포의 발생을 막고 암세포의 성장과 전이를 막아 준다.

최근 언론에 보도한 내용을 보면 주) 인산가, 농촌 진흥청, 부산대가 공동으로 2018년부터 공동으로 진행하여온 정부 과제 중 하나로 ”홍화씨 및 흰민들레 추출물을 유효성분으로 함유하는 인지기능 장애 예방, 개선 또는 치료용 조성물을 특허 등록“ 하고 시판에 들어갔다. 여러분들의 노력으로 알츠하이머치매 예방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 기대를 해 봅니다.

홍화씨를 구입하는 방법을 안내하면, 먼저 좋은 홍화씨를 구해야 한다. 가능하면 토종 홍화씨를 구입해야 한다. 중국산은 약효가 국산보다 많이 떨어진다. “중국산 씨앗은 색깔이 하얗고 토종은 누르스름하면서 까무잡잡하다. 씨를 갈라보면 중국산은 속이 꽉 차 있고 토종은 속이 비어 있다. 특히 토종 홍화씨는 빛이 나지만 중국산은 광택이 없다.“

홍화씨 먹는 방법은 홍화씨를 불에 살짝 볶아(微炒) 가루를 내 진하게 달인 생강차에 반 숟가락(2~4g)씩 식전에 복용한다. 꾸준히 먹어야 효과가 효능이 잘 나타난다.

특히 뼈가 연약하여 돌이 지나도 서지도 걷지도 못하는 어린이에게는 생강차 대신에 우유에 소량(1~2g)으로 먹이면 좋다. 성장기 아이에게는 가루를 음식에 넣어주면 금상첨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