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정찬기오
교육학 박사/경상대학교 명예교수

 

논설위원 정찬기오
논설위원 정찬기오

 

지방대학의 암울한 미래를 표현할 때 흔히 ‘수도권에서 거리가 먼 순서(벚꽃 피는 순서)대로 문을 닫는 대학이 생겨날 것’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이른바 '벚꽃 엔딩' 예언은 학령인구 감소로 정원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남쪽 지방대학부터 정원 미달과 학교 재정 악화, 그리고 폐교의 악순환이 일어난다는 예상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부도 '대입 가능 자원'이 모집정원보다 부족한 현상이 곧 시작될 것이라고 인정한다. 2024년이 되면, 대입 가능 자원이 37만 3천 4백 70명으로 줄어 대학 정원의 25%를 채울 수 없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에 소재한 주요 대학의 정시모집 경쟁률 또한 서울대를 제외하고 일제히 하락했다. 지역 소재 대학의 경우는 정시 경쟁률이 평균 3대 1이 되지 않는 대학이 많다. 사실상 '미달' 사태가 발생할 수 있어 신입생 모집에 비상이 걸렸다. 이미 합격해도 다른 대학에 합격하여 이탈하는 신입생들을 고려하면 순식간에 정원 미달이 생길 수 있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학만 경쟁률이 상승했고, 그 외 모든 대학의 정시 일반전형 평균 경쟁률은 하락했다. 즉 고려대·서강대·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한양대 등 서울 주요 8개 대학의 정시 일반전형 평균 경쟁률이 4.73대 1이었다. 전년도의 5.25대 1에 비하면 소폭 하락했으며, 서울대학를 제외한 7개 주요 사립대학의 정시 일반전형 경쟁률도 전년도에는 5.47대 1이었으나 올해는 4.83대 1로 하락했다는 것이다. 서울대학교의 경우는 전년도 3.40대 1에서 3.82대 1로 소폭 상승하였다.
  입시 전문학원의 자료에 의하면, 학령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수능 응시자도 감소하고 상위권 고득점자도 줄면서 상위권 대학의 정시 경쟁률도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러한 추세는 중위권 대학이나 지방 소재 대학으로 갈수록 정시 경쟁률의 하락이 예상되며, 지역 소재 대학의 경우는 정시모집 평균 경쟁률이 3대 1도 되지 않는다고 분석하였다.
  정시에서는 수험생이 가·나·다군에서 1곳씩 모두 3번 원서를 낼 수 있고, 중복으로 합격한 학생들이 다른 대학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고려하면 정시 평균 경쟁률이 3대 1이 되지 않으면 일반적으로 '미달'로 간주하기 때문에 지방대학에서는 '비상'이 걸린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입시 전문학원 관계자의 분석에 의하면, ‘지방 소재 대학에서 3대 1보다 경쟁률이 낮은 71개 대학의 경우는 수시에서도 선발이 어렵고, 정시에서도 선발이 어려워진 상황’이며, ‘해가 갈수록 수도권 소재 대학의 집중화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현시점에서 지역거점 국립대학인 강원대는 3.59대 1, 경북대는 3.11대 1, 경상대는 3.41대 1, 부산대는 3.24대 1, 전남대는 2.70대 1, 전북대는 3.17대 1, 충남대는 3.30대 1, 충북대는 4.27대 1이었다.
  이와 같은 현상은 강원대를 제외한 나머지 7개 지방 거점 국립대 모두 정시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떨어졌다. 충북대는 전년 5.65대 1에서 큰 폭으로 하락했고, 전북대는 전년 3.87대 1에서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전남대는 전년도에 3.11대 1이었지만 올해는 3대 1에도 미치지도 못했다. 정시 경쟁률이 이렇게 낮으면 2월 말에 추가모집까지 한다고 해도 모집 인원의 충원을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160여 개 4년제 대학이 9천 명 정도를 추가로 모집했는데 올해는 추가모집 인원이 1만 명을 넘을 가능성이 크고, 추가모집까지 한다고 해도 미충원 대학이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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