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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정 소장젠드폭력 예방 전문가사단법인 진주성폭력피해상담소
정윤정 소장젠드폭력 예방 전문가사단법인 진주성폭력피해상담소

지금 사회는 음주운전과 성범죄에 관해 무관용의 원칙으로 전환하고 있다. 즉 처벌에 있어 사회가 관용을 배출지 않는 분위기다.

지금까지 무수한 희생을 딛고 형성된 분위기다.

그런데 음주 후 운전 금지는 일상 속으로 들어온 것 같은데, 성폭력 근절에 대해서는 일상 속에서 쉽게 느껴지지 않는다.

본지 편집국에서 사단법인 진주성폭력피해상담소 정윤정 소장을 만나 생활 속 성폭력 예방이 과연 가능한 것인지 방법을 찾아보았다.

(편집국장) 소장님, 성폭력은 법으로 근절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정윤정) 그렇죠. 법으로 근절해야 하고, 지금도 법으로 근절하고 있죠. 그런데 법은 성문화를 견인하는 역할은 할 수 있으나 문화 자체를 만드는 것은 사회 구성원들 몫이죠. 그

래서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생각과 이 생각에 의한 언행이 매우 중요합니다.

(편집국장) 일반인들이 가진 생각과 언행. 그럼 우리 일상 속 언행에 성폭력을 유발하는 것이 있다는 것인가요?

(정윤정)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말 속에 우리 성문화가 들어 있습니다. 가장 먼저 성차별은 성을 기반으로 한 모든 폭력의 원인이 됩니다.

예를 들어 “남자는 능력이 있어야지” “여자는 예뻐야지” 이런 말과 이에 동의하는 생각들이 남성을 가해자로 여성을 피해자로 만들게 됩니다. ‘능력 있는 남성은 예쁜 여자를 차지할 수 있다’는 맥락을 만들기 때문이죠.

실제로 능력의 기준도 없고, 외모의 기준도 없는데 결국 남성이 여성을 지배하고 통제하는 성별 권력만 남게 됩니다. 이 성별 권력이 가정폭력, 성폭력, 성희롱, 성매매, 데이트폭력, 스토킹의 원인이 됩니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무심코 하는 말들, “여자친구 있니? 이쁘니? 손잡아 봤니?” 이런 말들과 “없어요, 아니오”라는 대답에 “아직도?”라며 무능에 실망했다는 반응으로 돌려주는 것은 남자 아이들을 가해자로 만들게 되죠.

 

그리고 여자아이들이 누군가의 접촉에 싫다는 표현을 하면 “너 이뻐서 그러는데, 너 좋아서 그러는데..”라며 비난하면 여자아이들은 단호한 거절과 피해를 호소하기도 어렵게 됩니다.

(편집국장) 무심코 하는 말들이 이런 결과를 만들어 내는군요. 지금 아동·청소년 성범죄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것도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말에 문제가 있는 것인가요?

(정윤정) 그렇습니다. 아동, 청소년 대상 성범죄나 그루밍을 접했을 때 어른들이 흔히 하는 말들이 있죠. “요즘 애들 문제야”, “요즘 청소년들 큰일이야.”이런 말을 스스럼 없이 하죠.

아이들이 댓가를 받았거나, 집을 나왔거나 했다는 이유로 피해 아이들을 비난합니다.

이 또한 남자아이들을 가해자로 만드는 지름길이며 피해를 입은 아이들이 도움을 요청할 수 없게 만드는 원인이 됩니다. 사건이 드러났을 때 여지없이 피해 아동이나 피해 청소년을 탓하기 때문이죠. 아동청소년의 상황을 이용한 어른을 탓하지 않고 피해자를 탓하는 생활 속 대화를 보며 아이들은 죄책감 없이 가해자가 됩니다.

그리고 피해 아이들은 도움요청이 어려워 집니다. 일상 속에서 어른들이 피해 아동청소년을 탓하는 것을 너무도 많이 봐왔기 때문에 내 일이 드러났을 때 도움은커녕 비난만 받을 것이 뻔하기 때문에 성착취를 당하고도 말할 수 없는 것이죠.

 

결국 우리의 생활 속 대화가 아이들을 가해 행위가 용이하도록 혹은 피해를 당하고도 도움요청 조차할 수 없도록 만든 것입니다.

(편집국장) 온라인 그루밍과 디지털 성착취가 가능하게 한 것도 우리 일상 속에 원인이 있나요?

(정윤정) 착취는 그 사람의 정보를 먼저 가진 후에 용이해집니다. 우리 사회는 개인정보에 대해 매우 철저하게 관리하고자 노력하고 있죠. 하지만 제도를 우리 일상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이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아이의 사회성 발달은 큰 관심과 기대를 받게 됩니다.

모르는 어른이 “너 이름이 뭐니? 몇 살이니? 어디 사니? 아빠는 뭐하시니? 엄나는 뭐하시니?”와 같은 질문을 했을 때 양육자들은 내 아이가 똑똑하게 대답하는 것을 뿌둣해 하죠.

그리고 큰소리로 또박또박 말해서 칭찬받길 기대합니다. 어떤가요? 일상이 이렇다면 우리 아이들이 온라인 상에서 누군가에게 개인 정보를 쉽게 말해줄수 있지 않을까요? 제도와 우리 일상이 따로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법과 제도가 견인하는 역할은 할 수있지만 우리 일상을 바꾸어 문화를 바꾸는 것은 사회구성원인 우리의 몫입니다.

누군가에게 개인정보를 쉽게 물어보면 안되고, 우리 아이에게 누가 물어보다면 “죄송합니다. 제가 함부로 개인정보는 말해주는 것 아니라고 교육하고 있습니다”하고 질문하는 사람과 대답하는 아이 모두의 일상에 스며들게 해야 합니다.

(편집국장) 네 그렇군요. 우리 일상에 폭력의 원인이 있었군요. 그렇다면 요즘 연일 끊이지 않고 접하게 되는 스토킹의 원인도 우리 일상 속 대화에 있나요?

(정윤정) 그렇습니다. 우리 일상 속 대화가 바뀌면 스토킹 범죄도 근절할 수 있습니다. 대중가요는 보통 사랑 노래, 이별 노래, 짝사랑 노래입니다.

그만큼 사랑도 이별도 짝사랑도 우리 삶에 자주 일어나는 일이란 의미죠. 사랑의 감정도, 이별의 고통도, 짝사랑의 간절함도 스스로 해결해야 할 일입니다.

그런데 이별에 대해서 “고무신 거꾸로 신는다, 배신자, 배신자는 천벌을 받는다”는 말로 비난하거나, 짝사랑을 하는 쪽은 순고하고 애절한데 받아 주지 않는 쪽을 독하다고 표현하고 비난하는 것은 우리 일상에 스토킹을 범죄로 인식하지 못하게 합니다.

사랑도 이별도 본인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감정이라는 것이 우리 일상에 녹아있어야 합니다.

(편집국장) 오늘 흥미진진하고 재밌습니다. 마지막으로 성폭력 방지를 위해서 우리 일상에서 꼭 실천해야 할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정윤정) 모든 폭력은 차별에서 시작합니다. 차별이 권력을 만들고 권력으로 상대를 통제하고 지배하려는 것이 폭력입니다. 젠더폭력은 성차별이 원인입니다.

“여성은 이래야 해, 남성은 이래야 해. 여성은 이러면 안돼, 남성은 이러면 안돼”라는 당위성은 성 고정관념이 됩니다. 이 고정관념은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여기게 되고, 자신의 생각에 상대를 굴복시키려 합니다.

이 과정에서 젠더폭력은 발생하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 일상에서 “여자가”, “남자가”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 것을 실천한다면 우리 사회 성문화는 성평등한 사회로 변할 수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일상 속 성문화 변화를 위해 활동할 것입니다.

[인터뷰 대담 편집국장 류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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