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양의 특효약 느릅나무 (한약명 : 楡根皮 )

느릅나무 (사진제공 강신근)
느릅나무 (사진제공 강신근)
손질한 유근피(楡根皮) (사진제공 강신근)
손질한 유근피(楡根皮) (사진제공 강신근)
을유근피(楡根皮) (사진제공 강신근)
을유근피(楡根皮) (사진제공 강신근)

“오줌을 잘 누게 하고, 위장의 열을 없애며 부은 것을 가라앉힌다. 기침, 부종, 위염, 비염, 축농증 등에 약으로 쓴다.”

이야기 1)

「삼국사기」 의 지(志)편 ‘옥사 조’에 보면 ‘집을 지을 때, 5두품은 방의 길이와 폭이 18자를 넘지 못하며, 느릅나무나 당기와를 사용하지 못한다.’라고 했다. 적어도 벼슬이 5두품 이상의 고관이 아니면 아예 느릅나무로 집짓기를 금할 정도로 좋은 나무의 대표였다. 또 느릅나무 목재는 물속에서 썩지 않고 버티는 힘이 강하다.

신라 중기의 신승(神僧) 원효대사는 요석공주를 얻기 위해 계획된 작전을 편다. 경주 남천에 있는 느릅나무 다리를 건너다 일부러 물속에 빠지는 계획이었다. 계획이 성공하여 느릅나무 다리에서 공주와의 사랑 만들기로 훗날 설총이 탄생했다..

이야기 2)

옛날 한 젊은 어머니가 어린 아들을 데라고 산길을 가다가 아들이 산비탈에서 굴러 떨어지는 황당한 사고를 당하였다.

아들은 불행하게도 엉덩이에 살이 찢겨나가는 큰 사고로 크게 상처를 입었다. 상처가 너무 깊어 좋은 약을 구하여 다 써 보았으나 소용이 없고, 상처는 날이 갈수록 더 심해지기만 하여 목숨까지 위독할 정도까지 이르렀다.

어느 날 어머니는 밤을 새워 아들의 병을 간호하다가 지쳐 깜빡 잠이 들었는데, 꿈에 수염이 하얀 노인이 나타나서는 아들이 죽어 가는데 어찌하여 잠만 자고 있느냐면서, 야단을 치더니 대문 앞에 있는 나무를 가리키며 이 나무의 뿌리껍질을 벗겨 짓찧어 상처에 붙여라. 일러주고 노인은 어디론가 사라졌는데,

깜짝 놀라서 깨어난 어머니는 대문 앞에 있는 나무뿌리를 캐내어 껍질을 조금 벗겨 짓찧어서 아들의 상처에 붙이고, 천으로 상처를 잘 감싸주는 일을 매일 같이 반복하였는데. 며칠 지나지 않아 곪은 상처는 고름이 다 빠져나오고 새살이 돋아나기 시작하여, 한 달쯤 뒤에는 완전히 다 나았다는 것이다.

아들의 상처를 낫게 한 나무의 이름은 느릅나무 뿌리인 유근피(楡根皮)였다.

이야기 3)

「신약」의 저자 김윤세 님의 아버지이신 김일훈 선생께서 젊은 시절의 이야기를 옮겨 보면,

김일훈님께서 왜경(倭警)을 피해 묘향산 깊은 산속에서 20년간 꼼짝 않고 숨어 살 때, 그 마을 사람들이 유별나게 건강하고 병없이 오래 사는 것을 보고 신기해한 적이 있었는데, 그들은 느릅나무 껍질 유피(楡皮)와 뿌리껍질 즉 유근피(楡根皮)를 늘 먹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느릅나무 껍질을 벗겨 율무가루와 섞어 그것으로 떡도 만들어 먹고, 옥수수 가루와 섞어서 국수도 눌러 먹는 것이다. 그들은 상처가 나도 일절 덧나거나 곪지 않았으며 난치병은 물론 잔병조차 앓는 일이 거의 없었다.

이들은 물론 다른 원인도 있겠지만 유근피를 상복하는 데서 오는 효과라 판단하고 실험한 결과 확인할 수 있었다.

유근피는 각종 부기와 비위(脾胃) 질환에 매우 좋은 약이다. 비위의 제 질환 중에서도 특히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소장, 대장, 직장 궤양, 식도궤양 등 제반 궤양 증에 탁월하게 효과를 나타낸다. 그리고 부종, 수종 등 악성 종창과 등창, 각종 암종(癌腫)에도 영약(靈藥)이다.

☞ 말린 유근피의 가루를 복용할 때 위기(胃氣)를 돕기 위해 가스 활명수에 유근피 가루 1숟가락씩 복용하되 부종의 경우 하루 10숟가락 이상씩 쓰는 게 좋다. 부종은 이미 병뿌리가 깊이 내려 서둘러 약을 쓰지 않으면 약이 병의 진행을 따라잡지 못하게 된다.

참고로 부었다 내렸다 하는 것은 부종이고, 계속 부어 있되 피부 색깔이 흰 것은 수종, 누런 것은 부종이다. 이들은 모두 신장염이며 부종은 대부분 신장암으로 전변(轉變)할 가능성이 있고, 수종은 약 10%의 전변 가능성이 있다.

이야기 5)

느릅나무의 쓰임은 껍질이다. 딱딱한 겉껍질(코르크층)을 벗겨내면 수분이 많고 부드러운 속껍질이 나온다. 이것을 방아로 찧으면 말랑거리고 전분이 풍부하여 점액질이 된다. 흉년에는 먹을거리 대용으로 충분히 이용할 수 있다. 소나무 껍질과 함께 느릅나무 껍질은 대표적인 구황(救荒) 식물이었다. 특히 뿌리껍질을 유근피(楡根皮)라 하는데, 「동의보감」에는 ‘성질은 평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배설을 도와주는 작용이 있어서 대소변이 통하지 못하는 병에 주로 쓰인다. 특히 오줌을 잘 누게 하고 위장의 열을 없애며, 부은 것을 가라앉히고 불면증을 낫게 한다. 음력 2월에 뿌리를 캐서 속껍질을 벗겨 햇볕에 말려서 쓴다. ‘라고 했다.

위와 장에 좋다는 이야기가 와전되어 암에 특효약이라 한 때 소문이 났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가만히 둘 리가 없었다. 산속의 웬만한 느릅나무는 강제로 껍질 벗김을 당하여 죽어갔다. 심지어 공원이나 대학교 구내의 느릅나무까지 남아나지 않았다.

느릅나무는 북으로는 압록강에서부터 남으로 제주도에 이르는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자라는 10m~20cm에 이르는 갈잎나무로서 생김새는 느티나무와 비슷하다. 계곡 근처나 물가에 잘 자란다.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열매 익는 시기와 껍질의 종류만 다를 뿐 약리효과는 같다. 참느릅, 둥근 느릅나무는 열매가 9~10월에 익고, 당느릅, 떡 느릅나무는 4~5월에 익는다.

영양학적으로 느릅나무의 성분을 살펴보면 껍질에는 플라보노이드, 사포닌, 타닌, 점액질 등이 함유되어 있고, 잎에는 플라보노이드, 열매에는 타닌, 점액질 등이 있다.

느릅나무를 한자로는 유(楡)라 하고, 껍질은 유피(楡皮) 또는 유백피(楡白皮), 뿌리껍질은 유근피(楡根皮)라고 한다.

「동의학사전」에 유근피(楡根皮)는 “맛은 달고 성질은 평(平)한다. 비경, 위경, 폐경, 대장경에 작용한다. 오줌을 잘 누게 하고, 위장의 열을 없애며 부은 것을 가라앉힌다. 기침, 부종, 위염 등에 약으로 쓴다. 하루 12 ~30g을 달이거나 가루로 만들어 복용한다. 외용약으로 쓸 때는 달인 물로 씻거나 가루 내어 바른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약초 연구가 최진규 님은 “유근피(楡根皮)를 씹어보면 끈적끈적한 점액질이 나오는데, 이것이 각종 종기나 종창을 치료하는 작용을 한다.”라고 설명한다.

유근피(楡根皮)의 쓰임을 정리해보면, 느릅나무를 코나무라고도 한다. 이는 코와 관련이 되는 축농증, 비염 특히 알레르기성 비염에는 유근피(楡根皮)를 진하게 달인 물과 죽염을 3:1의 비율로 섞은 다음 그 물을 면봉에 묻혀 잠자기 전 콧속에 바른다. 처음에는 따갑고 아프지만 1개월 정도 계속하면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차를 끓여 마시면 효과는 배가 된다.

불면증(不眠症)에 시달리는 경우 5월경 어린 느릅나무 잎을 따서 녹차 덕 듯이 덕어 차를 끓여 마시든지, 아니면 부드러운 잎을 따서 국을 끓여 먹으면 효과가 있다. 이는 부작용이 없는 천연 수면제이다.

유근피(楡根皮)를 고를 때는 겉껍질이 없고 두꺼우며 유연한 것을 택해야 한다. 냄새가 없고 잿빛을 띠는 밤색이 좋다. 유근피(楡根皮)는 씹으면 약간 떫은맛이 난다. 차로 끓이면 구수하게 맛도 괜찮은 편이다.

참고로 중국산 유근피(楡根皮)는 값이 싸더라도 사용 않는 게 좋다. 그리고 유근피를 사려면, 시중 약재를 판매하는 곳이나, 가까운 함양 죽염 제조업체인 인산가에서 유근피(楡根皮)를 손질하여 껍질과 가루 형태로 해서 판매하고 있다.

☞유근피차 만드는 법을 안내하면, ▴ 유근피 20g을 흐르는 물에 잠시 씻어, ▴ 물 2ℓ에 30분 정도 주전자에 담가두었다가 센 불에 10분, 약한 불에 30분간 끓여 마신다. ▴ 구기자, 결명자, 율무 등을 함께 끓여 마시면 효과는 금상첨화(錦上添花)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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