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자 원고지 3만2000장 분량 21권 대하소설 중 가장 긴 작품

진주농민항쟁 발발 원인과 시대상 백성을 통해 밀도있게 응축

                  김동민 소설가
                  김동민 소설가

 

‘백성’전집. /문이당
‘백성’전집. /문이당

진주에서 활동하면서 장편소설 ‘비차 1·2’로 유명세를 탄 소설가 김동민 작가가 우리나라 대하소설 역사상 가장 긴 작품인 ‘백성’(문이당 간, 값 37만8000원)을 통해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백성’은 21권으로 200자 원고지 3만2000장 분량의 대하소설로 이제까지 출간된 대하소설 중에서 단연 가장 긴 작품이다. 박경리 선생의 ‘토지’를 비롯한 많은 작품이 있지만, 그중에서 원고지 분량으로 가장 긴 대하소설이다.

‘백성’은 한 권을 200자 원고지 1000장 길이로 엮으면 전 32권이 되고, 800장 길이로 엮으면 전 40권이 되는 방대한 대하소설이다. 작가는 첫 권인 제1부 1권과 마지막 권인 제5부 21권은 강산이 두 번을 변하고도 남을 세월이 지나서야 ‘백성’이라는 이름을 달고 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고 했다.

김동민 작가는 “우리나라 최초의 운동권 노래라고 할 수 있는 언가(諺歌) ‘이 걸이 저 걸이 갓 걸이’와 임술년 진주농민항쟁의 발발과 실패에 대한 재조명은 너무나 때늦은 감이 있다. 특정 계층의 이익을 추구하는 민란으로 치부하지 않고 정당한 운동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어야 할 것들이 현재 우리 주변에는 너무 많다. 팩트에로의 ‘발전 가능한’ 픽션이 내 소설의 중추적인 글감이자 핵이다. ‘백성’은 그것을 관통하고 있는 작품이다”고 밝혔다.

작가는 이어 “모든 문제는 백성으로부터 나오지만 모든 답도 백성에게서 나온다. 이처럼, 소설로 쓸 만한 가치와 의미가 가멸찬 게, 왜 ‘백성’이냐는 물음에 대한 대답이 될 것이다. 하여, 떠도는 만백성의 메아리를 한데 모아 ‘꽝!’ 하고 한 방 세게 후려치고 싶었고, 그 형상화의 결정체가 이 소설 ‘백성’이다”라고 강조했다.

‘백성’은 조선 철종 때부터 일제의 식민지 시대를 거쳐 해방되기 전까지, 조선인과 일본인, 중국인, 미국인, 호주인, 프랑스인 등 4백여 명이 등장, 경상도를 중심으로 서울과 부산, 일본, 만주, 상하이, 러시아, 미국 등지를 무대로, 조정과 외세의 부당한 억누름에 항거하는 한국인들의 새로운 모럴을 형상화한 대하소설이다. ‘백성’은 진주농민항쟁의 발발 원인과 당시의 시대상이 밀도 있게 응축된 것은 물론 지배계층의 수탈과 착취에 맞선 진주 농민들의 삶의 애환과 아픔, 그리고 저항정신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김동민 작가는 진주에서 태어나 봉래초교, 진주 중·고교, 경상국립대 문학박사 취

득, ‘월간문학’ 전경련 소설 현상공모에 중편소설 당선으로 소설가와 문학평론가의 길을 걸어왔으며, 제1회 ‘김동리논문상’을 수상하고, 2005년을 대표하는 문제소설 작가로 선정되었다.

장편소설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 ‘해 저물녘 티티새 1·2’, ‘가지를 꺾는 나무들’, ‘무슨 말로 노래하라 하십니까’, ‘사랑의 모자이크’, ‘박연-피리소리’, ‘비차 1·2’가 있으며, 소설집 ‘사막의 천둥’, ‘빨간 이발관’, ‘아마존강의 초가집’, ‘양, 강둑에 서다’가 있다. 평전으로 ‘꼼쟁이 할매’, 평론집 ‘한국 문학사의 탐색’, ‘창조적 문학비평’ 등이 있다.

‘TV조선 박종인의 땅의 역사’와 ‘KNN 행복한 책읽기’에 방영된 ‘비차 1·2’를 영화와 뮤지컬로 만들기 위해 제작자와 협의 중이며, 비차발전위원회 상임대표로 비차(비거)를 홍보, 계승, 발전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

이만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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