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을 제거하는 방풍(防風)

방풍(防風) 꽃 (재료제공 강신근)
방풍(防風) 꽃 (재료제공 강신근)
방풍(防風) 잎 (재료제공 강신근)
방풍(防風) 잎 (재료제공 강신근)

이야기 1)

전설 속 우 임금이 큰 홍수를 치수(治水)하여 태평성대를 누리던 때였다. 제후들이 모여 치수의 공을 따져 상을 주고, 이후 어떻게 나라를 다스릴지를 논의하기로 하였다. 각 지방의 제후가 회계(會稽) 지역으로 속속히 모였다. 그런데 우 임금의 아버지를 돕고, 우 임금을 도와 절강(浙江) 지역을 치수하던 방풍(防風)이라는 사람이 오지 않는 것이었다.

우 임금은 방풍이 오만(傲慢)해져 제시간에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하루가 지나 방풍이 도착하자 우 임금은 불같이 화를 내며 방풍을 죽이라고 명령하였다.

하지만 방풍의 죽음은 억울한 것이었다. 사실 절강에서 회계로 오려면 소계(召溪)와 철당강(鐵塘江)을 건너야 하는데, 그때 마침 소계에 물이 크게 불어 늦었다.

방풍이 무고(無故)하게 죽임을 당하였는데, 그때 그의 잘린 목에서는 흰 피가 솟아났다고 한다. 우임금은 이상하게 여겨 사람을 시켜 방풍의 뱃가죽을 열게 하였는데, 놀랍게도 뱃속에는 풀이 가득 들어 있었다고 한다. 이때서야 방풍의 억울함을 알고 우임금은 후회하였다.

방풍이 죽으면서 쏟은 하얀 피는 산과 들에 떨어졌는데, 여기서 깃털 우산 모양의 작은 풀이 자라났다.

후에 이 지역 사람들은 홍수를 막기 위해 둑을 쌓다 풍한(風寒 : 감기)에 걸려 머리가 어지럽고 온몸에 몸살이 자주 났는데, 환자 중 한 명의 꿈에 신선이 나타나 이 풀이 풍한 병을 고쳐준다는 말을 해주었다.

마을 사람들이 반신반의(半信半疑)하며 이 풀을 먹으니 과연 병이 나았다. 마을 사람들이 말하길 이 풀은 방풍(防風)이 억울한 죽임을 당하며 돋아난 풀이니 “방풍(防風)이라 부르자!!”고 하였고, 그래서 지금까지 방풍(防風)이라 불리고 있다.

- 옮긴 글 : 한의사 최현명의 재미있는 한약 이야기 -

이야기 2) 중풍이란?

한국인의 사망원인 1위는 뇌혈관 질환, 그중에서도 중풍(中風)이다. 특히 추운 겨울철에 중풍 발병률이 높다. 이는 온도가 낮아지면 혈관이 수축하고, 혈액이 응고되기 쉬워 혈액의 흐름에 장애가 생기기 때문이다.

중풍은 뇌혈관이 막혀서 뇌 손상을 일으키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져서 생기는 뇌출혈을 모두 포함되는 뇌혈관 질환으로 한방에서는 고혈압까지도 중풍 일부로 보고 있다.

특히 중풍은 다른 질환과는 달리 초기증상이나 징후가 없어도 갑자기 발생한다. 중풍은 뇌 조직의 손상에 따라서는 신체적이나 정신적으로도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질환으로, 손상된 뇌의 위치와 기능에 따라서 후유증으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동의보감」에는 ‘뚱뚱한 사람이 중풍에 걸리기 쉽다고 한다. 뚱뚱한 사람은 기혈(氣血)이 제대로 순환하기 어려워 쉽게 울체(鬱滯)되어 중풍에 걸릴 위험이 크다.

중풍에 잘 걸리는 사람은 대체로 살이 찌고, 목이 짧고 얼굴이 불그레한 사람이다. 이런 사람 중에서 목덜미가 뻣뻣하고 숨이 차면서 몸이 뻐근하고 무겁게 느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중풍이 올 징조라고 보고 특히 조심해야 한다.

살이 찌지 않더라도 혈압이 높은 사람은 중풍이 걸리기 쉽고, 혈압이 높지 않더라도 혈관이 약하면 중풍에 걸리기 쉽다. 당뇨병도 혈액을 탁하게 하고 혈관을 약하게 하여 중풍에 잘 걸리게 한다.

이야기 3) 중풍의 전조증상

▪ 손발이 저리거나 힘이 없어진다. 특히 엄지와 검지가 더 저린다.

▪ 말이 어눌해지거나 목덜미가 뻣뻣해진다. 그리고, 어지러우며 속이 메스껍다.

▪ 얼굴이 자주 붉어지며 열이 위로 솟구쳐 올라오는 듯한 느낌이 온다.

▪ 머리가 무겁고 두통이 자주 생긴다. 특히 아침에 일어났을 때 머리가 아프다.

▪ 사물이 두 개로 겹쳐보이거나 눈이 침침하다. 그리고 귀에서 소리가 난다.

▪ 눈이 쉽게 충혈되고 눈의 혈관이 터진다.

☞ 중풍은 뚜렷한 전조증상이 없이 갑자기 오는 경우가 있으므로 자신의 몸을 세심하게 관찰하여 몸의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대처하여 중풍을 예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야기 4) 중풍의 응급 처치

▪ 마음과 몸을 편하게 안정시켜 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 상반신을 높게 하여 심장보다 머리를 높여 주고 뇌압이 올라가지 않게 한다.

▪ 옆으로 눕게 하여 구토를 하더라도 음식이 기도로 넘어가지 않게 한다.

▪ 머리를 뒤로 젖혀 기도가 바로 되게 하여 숨이 막히지 않게 한다.

▪ 열 손가락 끝을 모두 따 주는 것도 좋다.

▪ 응급 처치가 끝나면 긴급히 119에 신고하여 치료한다. 병원에 늦게 갈수록 치 료기간이 길어지고 회복하여도 후유증이 오래간다.

방풍(防風)은 산형과(繖形科) 여러해살이 풀인 방풍의 뿌리를 말한다. 한방처방전에 등장하는 방풍(防風) 이라는 약재는 원방풍(元防風) 이라 부르고, 약재 수입상에서는 관방풍(關防風)의 이름으로 유통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방풍의 대용으로 주로 유통되고 있는 방풍나물, 해방풍, 갯방풍은 정풍 방풍이 아니다.

「동의보감」에는 “방풍의 성질은 따뜻하며 맛이 달고 매우며 독이 없다. 36가지의 풍증(風症)을 치료하며, 오장을 좋게 하고 맥풍(脈風 = 혈액 속에 풍사가 오래 머물러 있는 것)을 몰아내며, 어지럼증, 통풍(痛風), 온몸의 뼈마디가 아프고 저린 것 등을 치료한다. 또 식은땀을 멈추고, 정신을 안정시킨다.”

예로부터 한방에서는 몸의 기운이 적어지거나 피가 부족해지면 풍이 오기 쉬운 상태가 된다고 보았다. 풍은 외부에서 오는 외풍(外風)과 내부에서 생기는 내풍(內風)으로 나눈다. 이 풍이라는 것은 한자 그대로 바람을 뜻하기 때문에 외풍과 내풍 모두 성질이 사납고 병의 확산이 빠르며, 종종 심각한 상태가 된다. 머리 쪽으로 풍이 오면 뇌졸중(腦卒症)이나 구안와사(口眼喎斜)가 되고, 관절에 풍이 오면 관절염이 된다.

방풍(防風)은 그중에서도 외부로부터 풍이 와서 오한(惡寒), 발열(發熱), 인후통(咽喉痛), 목현(目眩 : 눈앞이 아찔함) 등을 치료하고, 특히 관절의 풍증(風症)을 해결하여 관절염을 치료하는 한약재의 주성분이 된다.

식품으로 쓰이는 방풍은 해방풍으로 폐를 좋게 하는 작용과 진액을 생성하는 작용이 있다.

방풍(防風)의 어린순은 식감이 좋고 향긋한 맛을 지녀 주로 나물로 먹고, 뿌리는 진통, 발열, 두통, 신경마비 등을 완화하는 약재로 사용한다.

방풍(防風)에는 칼륨이 매우 풍부하고 칼슘과 인, 철분 등이 무기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또한, 비타민 B군과 베타카로틴이 풍부하여 감기, 두통, 발한, 거담 등이 증상에 효능이 있다.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유기산과 여러 정유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특히 뿌리에는 큐마린 등의 정유 성분이 있어 항균작용을 하며, 염증 억제 효과가 높다. 봄이 되면 찾아오는 불청객 황사 등 미세먼지와 중금속을 몸속에서 배출시켜주고 해독작용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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