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도우러 10년 전 귀농, 지금은 부부가 주축
젊은 사람 특기 살려 마케팅, 소매판매 늘리려 노력

전주영씨 부부는 농사뿐만 아니라 모든 생활을 함께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 사진은 전주영, 이준호 부부가 직접 농사 짓는 상황버섯을 들고 웃고 있는 모습.
전주영씨 부부는 농사뿐만 아니라 모든 생활을 함께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 사진은 전주영, 이준호 부부가 직접 농사 짓는 상황버섯을 들고 웃고 있는 모습.

 

상황버섯은 목질진흙버섯으로 동의보감에서는 상목이로 전해져 온다. 효능은 면역력 증강이 대표적이며 베타글루칸, 폴리페놀, 비타민C, 칼슘, 인, 칼륨, 아미노산 등도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사람 몸에 매우 좋은 귀한 버섯으로 알려져 있다.

경남에선 산청지리산상황버섯 농장에서 이 귀한 버섯을 생산하고 있다. 농장은 산청군 생비량면 지리산대로 4284번길 30에 위치하고 있으며 총 16동 하우스에서 원목으로 버섯을 생산한다. 농장은 15년 전 전상수씨가 귀농해 만들고, 현재는 외동딸 전주영씨와 남편이 버섯을 공부하며 부모님과 함께 일하고 있다.

전주영씨는 부산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15년 전 부모님이 귀농할 당시에도 부산에서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부모님이 고향인 산청에 내려와 버섯농사를 시작할 때에도 전주영씨는 부산에서 생활하며 귀농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방학 때 시골에 내려와 부모님이 고생하는 걸 보고 도와야겠다는 생각에 귀농했다 .그녀는 “부모님 귀농 초기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하는 걸 보고 도와야겠다 생각했다. 무남독녀 외동딸로 내가 아니면 두 분을 도울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귀농했다”고 말했다.또 그녀는 “이름 앞에 성이 田 (밭전)자를 쓰기 때문에 그녀는 이일이 운명일지도 모른다”고 웃으며 이야기 말했다.

귀농 후 그녀는 경상대 농업경제학과에 편입해 농사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했다. 이후 같은 과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녀는 대학생활을 하면서도 버섯농사에 대해 소홀 할 수 없었다. 부모님 노력으로 상황버섯 농장이 억대 매출을 올리는 등 계속 발전해 나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경상대에 편입해 다닐 때도 농장일이 많았다. 특히 시험기간과 수확시기가 겹쳐 힘들었을 때도 있었다. 어머니가 바쁘다고 시험 치러 학교 가는 것도 못 가게 할 정도였다(웃음)”고 말했다.

현재 지리산상황버섯 농장은 수억원 매출을 올리고 있다. 높은 매출과 자리 잡은 귀농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전주영씨는 만족하지 않는다. 부모님이 이뤄놓은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전주영씨는 “나는 월급을 받는다. 얼마 전 회사를 그만둔 남편과 함께 버섯 일을 배우며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개척하는 중이다. 마케팅 및 소매 판매로 눈을 돌려 젊은 사람들만의 특기를 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리산상황버섯 농장 판로는 도매와 소매 같이 한다. 소매와 도매 마진 차이는 약 2배로 전주영씨는 향후 소매 판매를 더 늘려 순이익을 높일 예정이다. 전주영씨는 소매 판매가 순이익을 높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란 건 수년 전 경험을 통해 알게 됐다. 당시 그녀는 서울 양재동 하나로 마트에서 본인이 직접 상황버섯을 추석 선물로 판매했고, 단기간 많은 매출을 올렸다. 이 일로 전주영씨는 소매판매의 재미를 알았고, 그 중요성도 깨달았다. 전주영씨는 “당시 경험이 지금 나에게 큰 도움이다. 그때가 있었기에 지금 소매 판매가 늘어났고, 순이익도 증가하고 있다. 또 소매판매를 위해 네이버 스토어팜, 우체국 쇼핑몰 등에 입점했다. 또 산청군농협하나로마트 본점을 시작해 김해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농협부산경남유통부전점, 부산점, 하나로마트창원점 등 서부경남 25곳에 거래처를 두고 있다. 이 외에도 로컬푸드 매장, 지역장터와 축제 등 소매 판매 비중을 더 늘릴 예정이다”고 말했다.

지리산상황버섯 농장의 상품은 도매상들이 상품을 열어보지 않고 가져간다. 그만큼 서로 간의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지리산상황버섯 농장의 상품은 도매상들이 상품을 열어보지 않고 가져간다. 그만큼 서로 간의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주영씨 농장에선 상황버섯을 재고 없이 전량 판매하고 있다. 소매 판매뿐만 아니라 도매 판매에서도 인근 농가들과 함께 협력하며 판매에 노력하고 있다. 전주영씨는 “약재상 등 도매하는 분들이 우리 물건을 많이 가져간다. 15년 전부터 한결 같은 품질을 고집하고 있다. 도매상들이 우리 상품을 가져가면 아예 물건을 열어보지 않는다. 속박이를 아예 생각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만큼 서로 믿고 거래한다. ”고 말했다.

전주영씨와 남편 이준호씨는 현재 생활에 만족한다. 부모님 밑에서 버섯을 배우며 일하는 것도 마음에 들고, 버섯 농사를 짓지 않는 겨울철엔 자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남편 이준호씨는 직장생활을 하며 스트레스 받는 것에 비하면 지금은 천국과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그는 “직장 생활을 하다 장인 장모가 힘들게 일하는 걸 보고 돕고 싶었다. 아무래도 아내가 외동딸이기 때문에 마음에 쓰였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직장을 관두고 상황버섯 농장 일에 뛰어들었는데 정말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직장생활 했던 당시와 현재 버섯 농장 일에 대해서 이준호씨는 “사람이 어느 정도 노동이 필요한 걸 깨달았다. 직장생활 당시 늘 일에 대한 긴장감으로 스트레스가 심했지만 지금은 밥맛도 좋고 숙면을 취할 수 있다”며 만족했다.

이와 관련 전주영씨는 “남편이 직장을 관둔다고 했을 때 내키지 않았다. 농사 특성상 수입이 일정하지 않아서다. 한명이 회사를 다니면 고정수입이 생겨 가정이 안정 될 것 같았다. 그래도 남편한테 강요하긴 싫었고, 남편도 장인 장모를 돕는다는 마음이 고마워 같이 일하고 있다. 지금 둘 다 행복하다”고 말했다.

전주영씨 부부는 작년 4월에 결혼했다. 전주영씨는 올해로 33세, 이준호씨는 39세다. 지인의 소개로 만나 연애 1년여만에 결혼했고, 현재 함께 농장으로 출·퇴근 한다. 전주영씨는 “부모님은 농장 인근에 살고 계신다. 그래서 아침 출근길이 매일매일 친정에 오는 기분이라 좋다. 오전 7시에 기상해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데 교육이나 다른 미팅이 없을 땐 저녁까지 농장에서 일하다 들어간다”고 말했다.

남편 이준호씨는 “일하다 하우스 밖에 나와 주위 경치를 보면 기분이 너무 좋다. 회사 다닐 땐 이런 삶이 나에게 올지 몰랐다. 지금은 하루하루를 감사하게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부부는 버섯종균기능사를 취득했다. 향후 버섯 농사를 물려받아 더욱 전문적으로 다가가기 위해서다. 그러기 위해서 농업이나 버섯에 필요한 관련된 자격증은 취득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전주영씨는 “2018년 3월말에 합격했다. 유통과 마케팅 등 소매 쪽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버섯에 대해 잘 알아야 하는 것이다. 부모님을 따라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전주영씨는 예비귀농인들에게 경험해 보고 귀농하라고 조언한다. 귀농인들이 시골에 오면 땅을 사고 집을 짓는다고 돈을 다 쓴다. 하지만 돈이 얼마 안 들여도 농사를 지을 수 있다. 토지를 임대하고 농사를 짓고, 허름한 집을 개조해서 살아도 된다. 보통 2~3년 정도 귀농 실습을 통해 경험을 쌓고 정착하는 게 가장 좋은 것 같다. 또 마을 이장들이 정보를 잘 알고 있다. 잘 묻고 잘 듣고 다니는 게 안정적인 귀농생활을 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고 말했다.

산청지리산상황버섯영농조합

주소 산청군 생비량면 지리산대로 4284번길 30

구입 문의 010-3843-7733

김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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