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공부하는 교과목과 그 내용들은 어떤 교육적 가치가 있는가?

-경상대학교 명예교수-교육학 박사
-경상대학교 명예교수
-교육학 박사

"전문지식과 기능, 그 자체가 본질적 가치가 있는 것은 반드시 가르치고 꼭 배워야 해"

 

초·중·고등학교에서 가르쳐지고 있는 대표적인 교과목들은 국어와 영어, 수학과 과학, 역사와 지리, 음악과 미술, 체육, 그리고 실험/실습이나 실기/기능 등이다.

‘국어나 영어와 같은 어학 과목을 왜 배워야하는가’라는 질문을 한다면 그 대답은 아주 간단할 수도 있고, 조금은 복잡할 수도 있다. 아주 간단한 대답은 국어나 영어는 모든 공부를 하는 도구 또는 언어적 수단이 되기 때문이며, 사람이 어떤 대상이나 현상을 보면서 생각하고, 들으면서 생각하는 것은 물론, 말이나 글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언어적 기능이나 기술을 익히는 것이 우리 생활 장면에 최우선이고 필수 사항이기 때문에 어학 과목은 반드시 공부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

‘수학이나 과학은 배우지 않으면 안 되는가’라는 질문을 한다면 그 대답도 간단할 수도 있고, 복잡할 수도 있다. 우리 주변의 어떤 대상이나 현상을 보면서 ‘수리-논리적으로 생각하게 하고, 과학적으로 생각해보게 하는 것’이 우선적이고 필수적이기 때문이라고 답 할 수 있다. 특히 ‘과학적으로 생각하게 해 보는 것’은 좀 더 복잡하다. 예컨대 보는 대상이 어떤 물질인지(어떤 색/어떤 냄새/어떤 맛...), 어떤 에너지(위치/운동/열/빛...)와 관련이 있는 현상인지, 어떤 생명체(동물/식물/미생물...)인지, 어떤 자연현상(지구/기후...)과 관련이 있는지 등을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화학을 공부해야 하고, 물리학을 공부해야 하며, 생물학도 공부해야 하고, 그리고 지구과학도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역사 공부는 왜 해야 하는가’라고 질문을 한다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관통하여 생각해볼 수 있는 ‘통시적 안목을 갖도록 하는 것’이 필수 요건이기 때문이라고 답할 수 있고, ‘지리 공부는 왜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한다면 우리 집→이웃집→우리 마을→이웃 마을→우리 지방→이웃 지방→먼 지방→우리나라→이웃 나라→동남아시아→유럽→아프리카→아메리카→호주→5대양→ 6대주 등으로 확대되는 ‘공간적-공시적 감각을 갖도록 하는 것’이 필수 요건이기 때문이라고 답할 수 있다.

‘음악 공부는 왜 해야 하는가’라고 질문을 한다면 음악적-청각적 요소들에 대한 심미 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 음악 교육의 본질이기 때문이라고 답할 수 있고, ‘미술 공부는 왜 해야 하는가’라고 질문을 한다면 시각적-미술적 요소들에 대한 심미 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 미술 교육의 본질이기 때문이라고 답할 수 있다.

‘체육 교육은 왜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한다면 신체활동을 통하여 신체 생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심리적 안정을 유지시키며, 건강을 증진시켜 풍요로운 삶을 향유할 수 있게 하는 교육적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고 답할 수 있다.

‘실험/실습이나 실기/기능 교육은 왜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한다면 실제 체험 학습과 반복 연습 교육은 그 어떤 다른 교육으로 대체될 수 없는 메커니즘(mechanism)적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은 몇몇 질문들에 대한 각각의 대답들은 해당 전공 교과들의 전문 지식과 기능들 그 자체가 본질적 가치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가르쳐야 하고, 꼭 배워야 하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해당 교과의 이와 같은 최소 필수 수준의 핵심 내용은 평가문항으로 꼭 출제되어야 하는 타당성까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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