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지난 10일 김경수 도지사와 만났다.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과 경남도 산하 경남발전연구원의 업무협약 자리에서 이뤄진 이날 만남은 두 사람 모두 지난 대선에서 정권 교체에 기여한 문 대통령의 최측근이어서 관심이 집중됐다.

양 원장이 김 지사를 직접 만나는 것은 ‘드루킹 사건’으로 기소돼 1심에서 법정구속 됐던 김 지사가 2심에서 법원의 보석 허가로 석방된 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PK 민심이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는 상태에서 두 사람의 만남이라 만남 자체는 물론 서로 오간 대화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이날 도청 도지사 집무실에서 만난 양 원장과 김 지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 포옹하고 악수했다.

김 지사는 먼저 “경남에 오신 걸 환영한다”라며 반색했다.

이에 양 원장은 “경남에 필요한 중요 정책들은 경남발전연구원만큼 축적된 곳이 없다. 경남 문제에 대해 더 관심을 갖고 정책·연구적으로 도움을 받고 경남의 좋은 정책들이 중앙정치나 예산에 잘 반영될 수 있도록 배우러 온 것”이라고 화답했다.

김 지사는 “민주당뿐 아니라 다른 정당 연구원들도 이런 노력을 함께 했으면 좋겠다”며 “한국당 여의도연구원도 경남발전연구원과 이런 협력관계를 가져가겠다면 언제든 환영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양 원장은 “5개 당 싱크탱크끼리도 초당적으로 국가발전에 도움이 될 만한 정책이 있으면 협력했으면 좋겠다”며 “싱크탱크뿐 아니라 정당 간에 협력해 정책으로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는 첫발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양 원장에게 지역 정당의 정책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과 국회에서의 신속한 추경 예산 통과를 당부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10분 가까이 만남 모습을 공개한 뒤 15분가량 비공개 환담을 이어갔다.

두 사람은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에서 같이 근무했던 동지인 데다 문 대통령의 지난 대권 도전과 승리 시 집권 플랜을 함께 만들고 가동한 핵심 참모로 환담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PK에서 힘 모으기, 내년 총선 등 정치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양 원장은 김 지사와 회동을 마친 뒤 경남발전연구원과의 업무 협약식에 참석했다.

앞서 양 원장은 김 지사와 만남 이전 “짠하고 아프다. 국회의원으로만 있었으면 이렇게 고생을 했을까 싶다. 도지사 되고 차기 주자가 되면서…”라며 “그런 일은 선거판에서 일어났을 수 있다. 착하니까 바쁜 와중에 그런 친구들 응대하니까 짠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연구원과 자치단체 연구원 간 잇단 협약 배경 등과 관련해서는 “총선하고 연결 짓지 말라”며 “한국당 소속 자치단체에도 (공문을) 다 돌렸다”고 덧붙이는 등 총선 관련성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민주연구원은 앞서 서울·경기연구원과도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김진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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