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원장 양준모
창원 자윤한의원

자궁내막증(子宮內膜症)은 생리혈이 역류하면서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 외에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자궁 밖의 자궁내막 조직은 여성호르몬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각종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골반 내에서 만성적인 염증을 유발하는 것은 기본이고, 골반 내 장기들의 유착을 일으켜 대장과 자궁, 나팔관, 방광 등의 위치가 바뀌는 구조의 변화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악영향들은 극심한 생리통증과 만성적인 골반 통증을 유발하고, 난소에 낭종을 형성하는 자궁내막종이 되기도 하며, 배변 통증이나 배뇨 통증 또는 성교통증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수정란의 정상적인 이동을 방해하거나 착상에도 악영향을 미쳐 난임의 원인이 되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삶의 질도 저하시키고 난임도 유발하게 되는 자궁내막증은 가임기 여성에게 가장 주의해야 할 병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자궁내막증은 진단과 치료가 모두 쉽지 않은 병이다. 확진을 위해서는 MRICT, 초음파 등의 비침습적인 검사가 아닌 복강경(腹腔鏡) 검사가 필요한데 그 전에는 다른 병으로 오인되는 경우도 많아서, 수년간의 시간이 지나서야 실제 자궁내막증이라는 진단이 내려지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어렵게 진단이 내려져도 그 치료법 또한 마땅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자궁내막증 환자는 필요에 따라서 진통제, 피임약, 폐경 유발 호르몬제, 미레나(Levonorgestrel), 그리고 각종 수술 등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치료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한방치료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거나 듣기는 했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자궁내막증을 한방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하면 놀라거나, 부정하는 반응도 자주 접한다.

자궁내막증 한방 치료는 꽤 오래전부터 했을 뿐만 아니라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생식의학회(ASRM: American Society for Reproductive Medicine)에서는 침과 한약이 자궁내막증에 효과가 있으며 특히, 한약은 게스트리논(gestrinone)과 다나졸(danazol)과 비교했을 때 비슷한 효과를 내면서도 부작용이 거의 없음을 2014년의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하고 있다. 실제 임상에서도 이러한 연구 결과와 부합하는 효과들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

세상 어디에도 완벽한 치료라는 것은 없다. 상황에 따라 적합한 치료가 있으며, 효과가 있다면 가능한 수단을 최대한 적용해보아야 한다. 각종 오해로 인하여 자궁내막증 환자들이 한방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은 환자의 선택권이 심각하게 침해받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별다른 부작용이 없으면서 치료의 효과가 있다면 시도해보는 것이 당연하다. 자궁내막증의 한방치료가 바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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