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리 머나먼 길 고은 님 여의옵고 내 마음 둘 데 없어 냇가에 앉았더니 저 물도 내 맘 같아야 울어 밤길 지새운다.”

이 시조는 의금부도사 왕방연이 세조의 명을 받고 단종을 강원도 영월 유배지에 호송하고 돌아오는 길에, 허탈한 마음을 달랠 길 없어 유배지 청령포를 굽어보는 강변에 앉아, 그의 애절한 심정을 노래한 '戀君의 斷腸曲'이다.

그는 참혹한 권력의 희생양이 된 단종에 대한 애끓는 그리움과 서러움을 구구절절 표현하면서, 부도덕한 정치권력으로 부터 어린 임금을 보호하지 못한 자신의 무력함을 애통해 하는 회한도 내포하고 있다.

이렇듯 단종에 대한 애틋함으로 괴로워하는 그 에게 무자비한 임무가 또 다시 주어졌다.

금부도사인 왕방연에게 단종을 사사하라는 사형집행관 임무가 그것이었다.

감히 왕명을 거역할 수 없어 무거운 발걸음으로 청령포에 도착했지만,

무슨 일로 왔느냐는 단종의 하문에 차마 사실을 아뢰지 못하고 마당에 엎드려 울먹이고 있을 때 수행하던 나장이 시간이 너무 지체되었으니 속히 집행할 것을 재촉하였으나 그는 계속 엎드려 울먹이고 있었다.

그러자 홀연히 이 일을 자청하고 나서는 자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공생이었다.

그 자는 활시위에 긴 끈을 이어 단종의 목에 걸고 뒷문에서 잡아당겨 단번에 보란 듯이

단종을 목졸라 죽였다 이때가 바로 1457년 10월 24일 이었다.

공생 그 자는 평소 청령포에서 심부름과 잡다한 일로 단종을 모시던 자였다.

그런 자가 평소 모시던 주군을 솔선하여 직접 자기 손으로 교살한 것이다.

세조로 부터 사사의 임무를 하명 받은 의금부도사 조차도 사태가 너무도 황망하여 감히 집행을 못하던 차에, 일개 공생 따위가 주군을 배신하여 자신의 상전을 처형하였다는 역사적 사실을 오늘 날 우리는 어떻게 생각 하여야 하겠는가?

"고대와 현대 사이에서 역사는 철학적 시대성을 가지고 반복 한다"고 하였지만 단종이 처형되었던 오백여년 전의 시대적 상황이 오늘날 우리 대한민국에서 똑같은 역사가 반복되고 있지 않은가.

조선조 초기 피나는 권력투쟁에서 계유정란으로 정권을 탈취한 수양대군 일파는 그들 정권의 정통성과 영구집권을 위해 반드시 「단종」을 제거해야만 했다.

그들은 사육신 사건을 빌미로 단종을 상왕에서 노산군으로 강등시켜 청령포로 유배 보내 급기야는 금성대군의 복위운동을 계기로 이 사건과 전혀 무관한 어린 단종을 처형하고 말았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 대한민국에도 조선시대의 공생 같은 좀비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하늘을 우러러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간 자신들이 섬기던 정치적 주군을 현실정치의 얄팍한 셈법에 의해 하루아침에 배신하는 자들과 문고리 3인방 등 심복이라 하는 자들 중 시육신과 같은 사람이 한사람이라도 있었는지, 이러한 패륜이 이 지구상 어느 문명국가에 존재한단 말인가?

자유민주 대한민국 정통성의 보루인 이 땅의 보수우파 세력들은 지난 4.15총선에서 지리멸열 되고 구심점마저 잃어, 그 누구와도 투쟁할 동력을 상실하고 말았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보수가 약해지면 자유대한민국도 사라지고 만다, 그리 되어서야 되겠는가.

단결 된 보수의 힘과 사즉생의 정신으로 위기에 처한 자유대한민국을 소생시켜야하지 않겠는가, 그러기 위해서는 보수 세력의 뼈저린 반성과 정화가 최우선 과제로 남아있다.

공생의 좀비들이 득실대는 비겁하기 짝이 없는 일부 금수저 보수우파 그들의 물갈이는 물론, 작금의 원인 제공자들인 배신의 정치꾼들은 정계에서 영원히 사라자게 해야 하고 갈갈이 찢어져 있는 보수우파 세력을 하나로 뭉치게 할 수 있는 새로운 보수우파단체가 탄생해야 하는 것은 시대적 요청인 것이다.

그것만이 그간 분노하고 있는 진정한 보수들의 상처를 달랠 수 있고 재결집의 명분이 되는 것이다. 그래야만 자유 보수진영의 신선하고 강단 있는 리더가 나타나 2022년 대선을 승리로 이끌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단체로 분산되어 있는 자유민주 보수우파를 하나의 깃발아래 모일 수 있도록 범국민적 지혜를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