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기행 - 41

류준열

수필가, 여행칼럼니스터
천상병문학제추진위원장
작품집: 무명그림자 외
전 중등교장

류준열
류준열

13세기 칭기즈칸의 후예로 자처하는 유목민 살아가는 천산산맥의 도시 카자흐스탄 알마티.  스탈린 정권 하에서 수십 만 고려인이 연해주에서 강제로 이주한 카자흐스탄 알마티 근처 반사막 황무지 ‘우슈토베.’
생활 대책 없이 강제이주 되어 기아와 추위, 질병으로 숱한 희생자 나오는 혹독한 상황에 맞서 악전고투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었고, 2차 대전 중에는 적성민족(敵性民族)이라는 누명을 뒤집어씌워 강제노역을 시킨 고려인의 비극과 한이 서려 있는 카자흐스탄 알마티 지역.
기아와 추위, 질병 속에서 반사막 황무지에 소금기 머금은 박토(薄土)에 분뇨(糞尿)를 활용하여 옥토(沃土)로 바꾼 고려인의 억척스런 개척사가 전해지는 땅. 

알마티 근처 ‘우슈토베’는 들리지 못하고, 번화한 알마티 시가 벗어나 비포장도로의 가파른 산길 굽이굽이 오르는 고봉설산 여정.
산 아래는 화사한 봄꽃이 한창인데, 고산에는 봄이 멈추었는지 하얀 눈이 쌓인 가파른 절벽으로 아슬아슬하게 오르는 길.
고도 2천 5백 여 미터 백설이 덮인 고산 중턱에 자리 잡은 알마티호수, 중앙아시아 곳곳에서 조망한 천산산맥 설산에 발 디디며 일어나는 대자연의 경외감.

화사한 봄날 결빙된 하얀 호면에 백설고봉이 둘러싼 신비에 경탄하는 가운데, 반사막 황무지에 뿌리 내린 고려인의 처절하고 곤고한 삶 겹쳐지는 알마티호수.

*알마티 : 카자흐스탄 남동부 키르기스스탄과 중국 가까이 접하고 있으며, 천산산맥의 기슭에 위치한 도시
*우슈토베(Ushtobe) : 카자흐스탄 남동부에 위치하며 1937년 10월 연해주에서 강제이주 당한 고려인들이 정착한 도시.
[중앙아시아 5국(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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