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무이름 사색-22

역사적으로 역대 임금 중에서 소나무를 가장 아낀 임금은 정조 대왕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도 그때 심어 놓은 소나무가 수원의 외곽 노송지대에서 잘 자라고 있는데, 일부 백성들이 나무를 자꾸 잘라가니까 정조 대왕은 소나무에 동전을 매달게 하여 이 나무를 베게 될 형편이라면 이 동전을 가져가 나무를 사서 쓰라고 하여 그들 마음을 움직여 도벌을 막았다고 한다.
어느 해 송충이가 창궐하여 소나무가 죽어가니 정조 대왕이 송충이를 씹어 먹자 어디선가 까치와 까마귀가 구름같이 모여들어 송충이를 모두 잡아먹었다는 전설이 있다.

소나무는 워낙 목재의 질이 좋고 쓰임새가 많아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중에 좋은 나무들이 많이 없어졌고, 그 후로는 솔잎혹파리 피해로 또 한 번 수난을 겪었는데, 그래도 이 땅에는 모름지기 소나무 숲이 울창해야 우리 민족의 얼과 격이 맞는다고 할 수 있으니 소나무 보존을 위한 우리의 각별한 노력이 필요한 때다.

보통 소나무는 줄기 가운데 있는 생장점이 길게 위로 자라고 측아는 짧게 나와서 가지가 되는 생리적 특성을 갖는데, 일명 다복솔이라고도 하는 반송은 가운데나 측아에서 나오는 생장점이 거의 같은 크기로 자라서 둥근 우산 모양을 하여 보기가 좋다. 특히 나무높이가 10m 내외로 지면 가까운 곳에서부터 여러 개의 줄기가 나와 잘 어우러지며 고고한 품위를 가져 사람들이 좋아한다.

반송에서 종자를 채취하여 파종을 하게 되면 대략 20% 정도가 어미나무의 형태적 특성을 지니게 된다. 그러므로 확실한 반송을 재배하려면 소나무나 해송을 대목으로 접목을 하는데 반송 접수는 2월 하순경 미리 잘라서 보관한다. 반송을 기르기가 비교적 쉬운 것은 거름을 거의 주지 않아도 되며, 별도로 전정을 해서 나무 모양을 만들 필요가 없다. 그러나 모든 소나무류는 재배지의 물 빠짐이 좋아야 하며, 특히 수광량이 많아야 자람세나 잎이 싱싱하다. 이런 소나무의 생태적 특성 때문에 인위적으로 보살펴 주지 않으면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활엽수류가 이들의 자리를 빼앗게 된다.

소나무가 옛 우리 조상들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물질적, 정신적으로 우리의 삶에 큰 역할을 해 주었듯이 우리의 후손들에게도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는 나무다.

 

저작권자 © 경남연합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