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주의 환경번뇌 108-68

긴 장마의 유래 없는 폭우로 년 강우량의 반이 하루 만에 내려, 모든 댐의 수문을 열어 홍수와 산사태로 전국이 물난리다. 빗물관리를 심각하게 대응해야 한다. 빗물을 지하수나 강물에 비해 그다지 좋은 자원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산성비라든가 황사비라는 말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빗물이 깨끗하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비가 산성인 것은 사실이다. 비가 산성을 띠고 있다고 해도 우리 건강에 해를 끼칠 정도로 강한 것은 아니다. 비의 산성도는 콜라, 요구르트, 주스에 비해 훨씬 낮으며, 머리 감을 때 사용하는 샴푸와 린스보다도 산성도가 약하다. 게다가 내리는 빗물을 받아서 2~3일을 두면 산성도는 훨씬 더 낮아져서 중성이 된다.‘산성비에 대한 두려움은 사실과 다르게 매우 과장되어 있는 것이다.

빗물이 아무리 좋은 자원이라고 해도 그것을 모아 사용하지 못하면 그것은 무용지물이다. 우리나라처럼 한 계절에 집중적으로 비가 많이 오고, 그 외의 계절에는 가뭄을 걱정해야 하는 열악한 조건에서는 빗물 관리 방식을 잘 선택해야 한다.

현재 우리는 댐과 같이 거대한 저장 시설을 만들어 빗물을 모으고 있는데, 우리나라처럼 한 계절에 비가 한꺼번에 많이 내리는 경우에는 몇 군데의 댐에 그 물을 다 모을 수가 없다. 여름에는 만수위가 되고, 그 외 계절엔 가뭄을 겪는다. 빗물을 관리하는 방식에 대해 근본적으로 발상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집중과 분산의 병행으로 몇몇 큰 댐에 빗물을 집중적으로 저장하는 동시에 작은 저장 시설을 많이 만들어 빗물을 최대한 분산하여 저장하는 것이다. 건물마다 빗물 저장 시설을 설치하고, 산에도 곳곳에 작은 저장조를 만든다. 도로의 중앙분리대 같은 곳도 볼록하게 하는 대신 오목하게 파내면 그곳에 빗물을 받아 저장할 수가 있다. 이렇게 전국 모든 곳에서 빗물을 저장하면 양적인 면에서 볼 때 커다란 댐 몇 십 군데에서 물을 모으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빗물을 저장할 수 있다.

[경남환경교육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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