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합천 출퇴근하며 혼자서 농장 가꿔
인터넷 판매로 판로 개척, 스토어팜 직접운영

합천베리농장 전상일 대표는 5천평 농장에 블루베리, 아로니아, 히카마, 왕까마중, 작두콩 등 다양한 작물을 키워 연 3억원 수익을 올리고 있다.
합천베리농장 전상일 대표는 5천평 농장에 블루베리, 아로니아, 히카마, 왕까마중, 작두콩 등 다양한 작물을 키워 연 3억원 수익을 올리고 있다.

합천면 덕곡면 합천베리농장 전상일 대표는 올해 45세 농부다. 5천평 농지에 블루베리, 아로니아, 히카마, 왕까마중, 작두콩을 키우고 있다. 합천 덕곡면에서 태어난 그는 중학교 이후 거창에서 고등학교, 대구에서 대학을 졸업했다. 군 제대 후 대구에 터전을 잡고 1~2년 정도 직장을 다니다 이후 개인 사업을 시작했다. 2008년 결혼해 슬하에 아들 2명을 두고 있는 그는 3년 전 고향으로 돌아와 농부가 되었다. 그는 “20년 정도 사업을 하며 스트레스와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다. 40살이 넘어가면서 가족과 지내고 싶은 생각에 큰 마음먹고 귀농했다”고 말했다.

△ 대구에서 출퇴근을 한다.

- 결혼을 늦게 했다.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아들 2명이 너무 사랑스러워 자식을 위해 대구에서 생활한다. 처음에 합천에서 학교를 보낼까 생각도 했지만 고향의 초등학교는 전교생이 5명이다. 아내 반대도 있었고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도록 대구에서 키우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렇게 됐다. 매일 출·퇴근이 힘들지만 워낙 부지런해서 괜찮다.(웃음)

△ 체력이 좋다. 몸 관리는 어떻게 하는가?

- 축구로 몸을 단련한다. 주 1회 조기축구회 참석을 꼭 한다. 축구뿐만 아니라 어떤 운동이든 다 좋아해 시간 될 때마다 몸 관리를 한다. 젊을 때부터 계속 관리한 게 농부가 된 지금 큰 힘이 된다. 또 사업할 때 보다 스트레스가 없어 잠을 덜 자도 컨디션이 늘 좋다.

넓은 땅에 농사를 짓는데 자금 여유가 있었나?

- 고향이 합천 덕곡이라 부모님한테 받은 땅이 있다. 또 사업을 하며 모은 자금으로 토지를 더 샀다. 농기계와 장비들은 아버지가 쓰던 게 있어 절약을 많이 했다. 아무래도 맨땅에 헤딩보다는 유리했다.

비염에 좋은 왕까마중은 한번 먹은 고객이 해마다 주문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합천베리농원 아로니아묘목은 구품종보다 수확량이 1.5배 많아 연간 3만주 이상 판매가 되고 있다.

△ 5천평 농장을 혼자서 관리하는데.

- 와이프가 몸이 안 좋아 농사일을 못한다. 가장으로서 책임감이 더 강해진다.(웃음) 많이 힘들긴 하지만 내가 조금 더 부지런히 움직이면 된다. 또 시기별로 수확시기가 조금씩 다른 작물을 키우고 있어 요령껏 한다.

△ 수확 시기가 어떻게 다른가.

- 묘목은 1년 동안 계속 판매한다. 블루베리생과는 6월, 아로니아는 8월, 묘목은 계속 판매한다. 또 아로니아는 가공을 한다. 아로니아분말, 아로니아원액으로 수익을 올린다. 히카마는 9월부터 3개월, 왕까마중은 8월부터 4개월, 작두콩도 8월부터 4개월 정도 판매한다.

키우는 작물에 대해 설명해달라.

- 블루베리와 아로니아는 안토시아닌이 풍부해 눈에 좋다. 이미 널리 알려져 있어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히카마는 멕시코 감자로 당뇨에 효과가 탁월해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왕까마중과 작두콩은 비염환자가 한번 먹으면 해마다 재 주문이 들어올 정도로 코에 좋다. 베리류들은 가격이 내려가지만 왕까마중과 작두콩은 오히려 가격이 오른다.

멕시코감자 히카마는 당뇨에 좋은 음식으로 한국에서도 대중화 되고 있다.
멕시코감자 히카마는 당뇨에 좋은 음식으로 한국에서도 대중화 되고 있다.

△ 겨울에도 바쁜가.

- 겨울철 묘목 판매를 준비한다. 이 시기를 놓치면 매출의 30%가 없어진다. 아무래도 봄철인 3~4월에 묘목판매가 많기 때문에 묘목을 판매하는 농가들은 목숨을 건다.(웃음)

△ 어떤 묘목인가.

- 우리가 판매하는 묘목은 오직 소비자 위주의 안전한 품종이다. 블루베리묘목은 조생종 위주로 수확이 빠른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품종이다. 또 수확이 빠르면 아무래도 새 피해가 없다. 그렇다보니 방조망 설치를 안 해도 돼 자금을 많이 아낄 수 있다. 우리농장에서 판매하는 아로니아묘목은 다수확품종으로, 해마다 가격이 내려가는 아로니아생과 가격을 유지할 나무다. 생과 가격이 내려도 수확량이 많으면 수익이 평균이 된다. 수확량은 기존 아로니아 대비 1.5배 정도다.

△ 1년 매출이 어느 정도인가.

- 3억원 선이다. 순이익은 60~70% 사이로 작게 벌지는 않는다.(웃음) 하지만 하루 5시간 자고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한 보상이다. 사람을 쓰면 되겠지만 완벽주의 성격이라 내 손을 직접 거쳐야 마음이 편하다.

△ 매출이 높다. 판매는 어떻게 하는가?

- 인터넷 판매와 직거래가 각 50% 정도다. 묘목은 직접 보러 와서 사는 사람들이 많고 생과나 히카마, 왕까마중, 작두콩은 인터넷 거래가 많다. 판매를 늘리기 위해 블로그와 스토어팜도 운영한다. 합천베리농장으로 검색하면 판매하고 있는 모든 제품을 볼 수 있다.

합천베리 농장의 자랑거리 부탁한다.

- 오직 소비자 눈높이에 모든 걸 맞추고 있다. 가끔 묘목이나 생과를 판매하는 농부들이 자부심이 너무 강해 판매가 힘든 경우가 있다. 하지만 고객은 왕이다. 터무니없는 요구만 아니라면 고객 말은 대부분 들어준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묘목과 작물이 우수해야 되기 때문에 수형, 뿌리상태, 영양상태 등 최대한 꼼꼼하게 체크해 판매한다.

귀농인에게 조언 한마디.

- 철저한 준비를 해라. 바로 돈이다. 기본적으로 자금에 여유가 있다면 토지를 사라. 요즘 돈 없이 귀농 못한다. 토지를 사서 귀농하면 좋은 점이 많다. 임대료를 아낄 수 있고 농사에 실패해도 토지 가격이 오르니 큰 손해는 없다. 만약 자금 여유가 없다면 1~3년 정도 다른 농장에서 일하며 자금도 모으고 경험도 쌓는 방법을 추천한다. 또 충분한 지자체 교육은 기본이다.

김시원 기자

저작권자 © 경남연합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