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괜히

의령초등학교 3학년 한동건
의령초등학교 3학년 한동건

 

나는 연필깎이입니다.

이름은 용순이 입니다.

주인이 내 얼굴에 낙서를 하고

배에도 낙서를 하고

눈까지 낙서를 합니다.

내가 괜히 태어났나 봅니다.

나는 핸드폰입니다.

새로 샀다고 기분 좋아하더니

지금은 던지고 낙서를 합니다.

내가 괜히 인기를 끈 거 같습니다.

나는 침대입니다.

맨날 주인이 뛰고 벌러덩 누워서 힘이 듭니다.

주인을 잘못 만난 듯합니다.

꺼져버릴 거 같습니다.

나는 신발입니다.

주인이 나를 던지고 구겨 신습니다.

씻지도 않고 엉망입니다.

발냄새가 지독해서

코가 다 막힙니다.

나는 마스크입니다.

마스크가 더러워도 새로 갈지도 않고

구멍을 내고 찢기도 합니다.

더러운 입냄새도 납니다.

그래서

코로나가 빨리 끝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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