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담임교사 변경, 학생들 적응 어려워
진주 모 초등학교, 한 학년에 담임교사 3번 변경
승진, 전근, 군대, 개인사정 등 담임변경 이유 많아
부모 “무책임한 행동, 교육청에서 개선책 마련해야”

진주와 산청지역 초등학교에선 1학기를 마치고 담임교사가 변경되는 일이 자주 일어나 학생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내용과 무관함.
진주와 산청지역 초등학교에선 1학기를 마치고 담임교사가 변경되는 일이 자주 일어나 학생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내용과 무관함.

 

진주, 산청 지역 초등학교 2학기에 담임교사가 바뀌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초등학생들은 갑작스러운 교육방침 변화와 새로운 담임교사와의 관계 형성 등 학기 초에 겪는 어려움을 2학기에 다시 경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경남교육청 관할 내 진주와 산청지역 초등학교에선 담임교사들이 군입대, 승진, 전근, 개인사정을 이유로 한 학기만 마치고 학교를 옮기는 등 도를 넘는 무책임함으로 학생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담임을 맡은 교사들은 한 학년은 책임을 지고 마치지만 사정이 있을 때는 쉽게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1학기가 끝나면 휴가나 전근을 가기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새로운 담임교사가 배치되지만 학생들은 관계 형성, 교육방침 변화, 학교생활 적응 등 1학기와는 다른 환경에서 2학기를 맞이해야 한다. 또 이로 인한 피해로 학생들은 정서적 불안감을 표현하고, 부모들은 개선책을 요구하지만 교육청에서는 어쩔 수 없다며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9월 초 진주 신안동 소재 모 초등학교 A학생은 개학을 1주일 앞두고 담임교사에게 문자메시지로 2학기부터 다른 담임교사가 온다는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이 학생은 이미 수년전 한 학년에 3번의 담임교사 변경으로 인해 학교생활 적응에 힘들었던 적이 있었기에 불안함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올해 해당 학교로 전학 온 A학생은 친구들과 친해지기도 전에 의지하고 있던 담임교사가 승진과 함께 전근을 가버려 A학생은 걱정과 함께 2학기를 시작하는 등 학교생활을 즐겁게 하지 못하고 있다.

진주 모 초등학교 A학생의 부모는 “전학을 오기 전 학교에선 한 학년에 3번의 담임교사 변경이 있었다. 몸이 아파서 1번, 계약직이라서 1번, 마지막 담임까지.. 이렇게 되면 학생이 어떻게 학교에 적응을 하나. 그래서 불만이 많았다. 이에 좋은 학군에서 학교를 다니게 하려고 이사를 했는데 이번에도 2학기에 담임이 변경됐다”고 분노했다. 또 부모는 “우리 애는 사춘기가 빨라서 조금 예민하다. 전학 온 학교에 적응하기도 전에 담임이 바뀌니까 애가 혼란스러워 한다. 진주교육지원청에서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대책 마련을 해줘야한다”고 말했다.

또 산청군 소재 모 초등학교로 전학 온 B학생은 수년전 귀농한 부모를 따라 시골에 내려왔다. B학생은 도시 생활을 하다 전학 왔고, 학생과 부모는 시골 학교에 만족을 하며 1학기를 마쳤다. 하지만 상냥하고 착하던 젊음 담임교사가 2학기부터 군대를 간다는 황당한 얘기를 들었다. 당시 B학생 가족은 크게 실망했지만 이사를 온지 얼마 안돼 돌아갈 수도 없어 내려온 걸 크게 후회하며 교사들의 무책임한 행동을 속으로만 삭여왔다.

산청군 모 초등학교 B학생의 부모는 “대도시에서 시골로 이사 왔는데, 1학기 마치고 군대를 가는 담임교사를 경험했다. 대도시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겠지만 산청과 진주에서는 흔한 일이라고 한다. 무슨 연습 삼아 담임을 맡다가 군대를 가는 것도 아니고, 아이들 생각을 먼저 해줬으면 좋겠다. 특히 학교나 교육청에서 이걸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큰 문제같다”고 개선책 마련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 진주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가끔 그런 경우가 있다. 특히 학교에 담임교사 배치를 하지 않으면 선생이 부족하기 때문에 학교장도 어쩔 수 없다. 또 학부모들의 걱정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교사도 본인이 담임을 희망하면 해줄 수 밖에 없다. 나 또한 자녀를 키울 때 초등학교 6년 동안 11번의 담임변경이 있었다. 교육 현실이다.”고 말했다.

김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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