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의학 저자 김병항

◈ 건강(健康)의 정의

계도편에서는 성인병, 정신병, 빙의성병, 인연성병 등 심인성병을 초래하게 되는 근본 원인이, 욕망과 성취에만 매달린 나머지 행복의 조건이나 분복의 한계 등 천리나 진리를 망각한 삶 때문임으로, 환자를 계도함에 있어서 천리와 진리를 일깨워줄 필요가 있고 계도에는 요령과 계도지식이 필요함으로 이에 대해 해설하였다.

◈ 건강(健康)의 조건

건강이란 육체적으로는 편안하게 설 수 있음을 의미하는 말이지만 사람은 심신 일체의 생명체임으로 육체만의 건강을 이름이 아니고 마음과 몸의 건강을 의미한 말이다. 이를 세계보건기구(WHO) 헌정에서 잘 말해주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헌장에서 『건강이란 단순히 무병하고 허약하지 않다는데 그치지 아니하고 육체적 ․ 정신적 그리고 사회적으로 완전한 상태를 말한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니까 이 헌장의 개념은 진정한 건강은 육체뿐만 아니라 인성과 사회성(처세)까지도 건강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 것이다.

한때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라는 왜곡된 슬로건이 유행 했었다. 과연 육체가 건강하면 정신도 건강한 것인가? 세상을 어지럽히는 폭력배나 국민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전쟁광들, 정권욕에 사로잡혀 국민들을 괴롭히는 타락한 위정자들, 이들은 대개 튼튼한 육체를 지녔지만 정신 상태는 불건강한 자들이다.

이 슬로건의 출처는 로마 제국이 정신적으로 병들어 멸망의 길을 치닫고 있을 무렵, 한 우국 시인이 타락한 로마 시민들의 정신적 건강회복을 촉구하기 위해 외쳤던 슬로건이 “건강한 정신이 건강한 육체를 지킨다” 였다.

후세의 교활한 전쟁광들이 장병들의 전투력 앙양을 도모할 목적으로 이 슬로건의 앞뒤를 슬쩍 바꿔놓았는데, 현대에 와서는 체육진흥을 위해 선수들의 투지력 진작을 위한 슬로건으로 사용해 왔다. 건강의 조건은 육체도 물론 튼튼해야하지만 인성과 사회성이 도덕적이라야 심신 모두가 건강한 것이다.

20세기를 인류역사상 가장 잔인한 시대였다고 평가하는 이유가 가장 불건강한 세상이었기 때문이다. 불건강한 세상을 건강한 세상으로 바꿔놓기 위해서도 계도의학이 필요하다.

◈ 행복(幸福)의 조건

행복한 삶을 바라지 않는 사람은 없지만 행복의 조건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고 있는 이는 별로 많지 않다. 행복의 조건을 일일이 다 들려면 헤아릴 수없이 많기 때문이다. 동방의 고대 선인들은 행복의 조건을 다섯 가지로 대별하여 오복이라하였다.

수(壽)

불교의 윤회 론으로 보면 내세에도 인간으로 태어날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장수를 바라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럼으로 장수를 행복의 첫째 조건으로 꼽았다.

부(富)

장수는 할지라도 빈곤하거나 재산이 불충분해서는 행복할 수가 없다. 그럼으로 부유한 것이 행복의 두 번째 조건이다. 부란 한 집안 식구들이 먹고살기에 부족함이 없을 만큼 전답이 넉넉함을 말한다.

그런데 현대인들은 사람마다 각자 다른 분복을 지니고 태어나게 된다는 진리를 망각하고, 자손만대로 부자로 살게 하려는 허욕을 부리다가 행복을 깨트려 버린다.

부자가 되는 과정이나 방법도 과거에는 타인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고 근면하고 성실한 노력과 절약을 통해서 재물을 모았다. 그리고 남는 돈으로 전답을 늘려 자연스럽게 부자가 되었다.

오늘날은 정직한 노력보다는 머리를 굴려서 남이야 어찌 되든 말든 오로지 자기만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잇속을 채우는 부도덕한 방법으로 치부하는 자들이 적지 않다.

그리고 과거의 대개 부자들은 베푸는데 인색하지 않았으나, 오늘날의 부자들은 재산을 쌓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남에게 베푸는 데는 매우 인색한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 모두가 자본주의 시장경제로 인해 빚어지는 불가피한 병폐이다.

강녕(康寧)

아무리 장수와 부를 누릴지라도 건강하지 못해 병이 들면 산해진미도 그림의 떡이며, 금은보화나 대궐 같은 큰 집이나 수만 평의 전답이 있은들 무슨 소용이겠는가. 그러니 세 번째 행복의 조건이 건강이다.

현대사회의 재벌들 중에는 암에 걸린 환자가 많고 온몸에 이런저런 인공장기들을 달고 고통스럽게 연명을 하다가 죽어가는 우매한 욕심쟁이들이 허다하다.

유호덕(攸好德)

유호덕이란 덕을 베풀기를 낙으로 삼는다는 말이다. 덕망이 있어 세인들의 신망과 존경을 받게 되고 좋아함으로 인생이 즐거울 수밖에 없다. 덕이 없어 인색하고 부도덕한 삶을 일삼으면, 오래 살고 재산도 많고 건강할지라도 세인들이 면종복배하고 등 뒤에서 지탄과 원망과 미움과 조소를 받는다면 행복할 수는 없다. 그럼으로 덕망이 행복의 네 번째 조건이다.

고종명(考終命)

고종명이란 천수를 다하고 편안한 죽음을 맞는 것을 말한다. 앞의 네 가지의 복을 다 누려도 천수를 다하지 못하거나 고통스러운 죽음을 한다면 행복한 인생이라 할 수 없다. 고통스러운 죽음을 하게 되는 것은 자신이 타인을 고통스럽게 해온 인과인 것이다. 그러니 편안한 죽음이 다섯 번째 행복의 조건이다.

인간의 수명 장단은 태어날 때 이미 정해진 것이지만, 부는 무리한 욕심을 부리지 아니하고 분수에 맞게 열심히 노력하면 노력한 만큼의 누릴 수 있다. 그리고 건강과 덕망과 편안한 죽음은 자신의 마음가짐과 처신 여하에 달렸다. 현대에 와서 정신문화가 물질문명에 밀려남으로써 가치관이 전도되고 황금만능사회로 전락함으로써 행복을 오로지 재물에서만 얻으려고 하는 불행한 세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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