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하영갑

찌는 더위 속 매미 발악하는 소리가 끝나고 먼저 달려 온 귀뚜라미 노래 소리를 들을 무렵, 내가 하고 있는 천연염색 작업이나 교육은 가을이 지나고 나면 초겨울부터 다음 해 봄까지 내 시간이 많다. 그 때는 가끔 형제가 있고 자식이 있는 서울로 간다. 피붙이가 있어 정담을 나누는 것이 좋기도 하지만, 평소에 사돈이 고생하며 뒷바라지 하던 손자들. 갑자기 사돈이 다른 일이 생겨 우리 내외가 잠깐 대신 손자 둘을 돌보기 위해 가는 걸음은 마음이 편치 않다. 아들 며느리가 자기 자식 양육을 위해 둘 다 일을 해야만 하는 환경이 그렇고, 더욱이 야윈 애비의 경제사정으로 도움을 주지 못해 나 자신이 부끄럽고 미안하기도 하다. 때로는 자유로울 수 있는 시간이 더러 있어 대형서점이나 쇼핑몰에 가고 싶어도 이동수단의 단골인 지하철이나 택시 등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때로는 목적지 경유노선 확인을 위한 지하철 역사에서의 배회나 택시 승강장을 찾아 기다려 타야하는 불편 때문에 오랜만에 간 서울 나들이 보다는 차라리 아들 집에서 책이나 TV시청으로만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갑갑하고 답답하지만 어쩔 수 없다.

요즈음 내 주위를 둘러 봐도 공공장소에 설치된 터치스크린 방식의 정보전달 시스템인 ‘키오스크’ 기기 앞에 서면 더욱 당황하고 망설여지는 노인이 많다. 노인이 되면 대부분 두세 가지 이상의 만성질병으로 인해 병원을 찾게 되고 고속버스나 열차, 항공권 예약도 터미널 기차역 공항까지 직접 가서 구매해야하는 불편을 겪어야하며, 행정기관에서의 공문서 다운이나 은행의 단순한 입 · 출금, 계좌이체 업무조차 쉽게 접근 할 수 없는 것이 키오스크(kiosk) 사용이다. 키오스크 이용은 이제 우리생활의 기본이 되어있고 이를 통한 시간 절약과 편리함은 개인에게도 얼마나 많은 이로움을 주는지 모른다. 예컨대, 커피숍 이용이나 쇼핑몰에서 상품권 이용 및 교환이나 대형병원에서의 진료 및 치료비 수납도 바코드를 이용한 계산으로 간편하게 처리할 것도 계산대에서 번호표를 뽑아 순서를 기다려야하는 불편, 공항 게이트를 나오자마자 키오스크에서 미리 계산 하면 걸어서 주차장까지 가는 시간까지도 절약할 수 있음에도 주차장 출구 바리케이트 앞까지 가서 또 기다리는 불편을 겪는 것도 안타까울 일이 아닐 수 없다.

다양한 상인이나 소비자들이 쉽게 이용하는 키오스크. 많은 것들이 약한 노인들에게도 이제는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생활에 활기를 주어야 할 것이다.

다음은 소 상공인 간편 결제 서비스인 제로페이(zeropay)이용이다. 우리가 상시 이용하고 있는 먹고, 마시고, 입고, 타고, 이·미용, 병·의원, 서점, 각종 생활용품 구매, 자동차 정비, 다양한 시설이용 등의 이용료를 스마트폰을 이용한 앱 결제로 신용카드15%, 현금영수증 30%보다 사용금액의 40%를 공제 받아 연말정산에 더 많은 도움을 받게 되는 제도. 이를 활용 할 수 있는 운용교육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의 바른 사용법 교육, 인공지능 스피커 활용 교육 등을 노인복지관 및 각 대학교 평생교육원, 각 은행, 대형쇼핑몰 등에서 접근성 좋게 실행한다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스마트폰 활용법 습득으로 다양한 계층의 노인들이 실생활에 적용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의 효과적인 습득으로 의욕만 있다면 큰 어려움 없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어 가족 간의 갈등이나 세대 차이로 인한 소외, 사회계층으로부터의 소외, 자신의 신체적 정신적 경제적 약점에 의한 소외와 국가경제성장과 함께 새롭게 등장한 ‘키오스크’ ‘제로페이’ ‘스마트폰’ 고독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건강하고 행복한 노인사회가 형성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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