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박종범

총선을 70여일 앞두고 지난달 31일 자유통일당이 창당되었다. 창당의 외침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자유민주주의체제와 시장경제체제를 사수하기 위한 최후의 보루라는 주장이다. 그간 광화문 광장을 뜨겁게 달구던 대다수 민심을 등에 업고 구국의 일념으로 한국의 공산화를 막아야 된다는 것이 창당선언문의 요지이다. 일부에서는 왜 갑자기 자유우파 진영을 분열하느냐고 비난하고 있지만, 전광훈 목사는 분열되어 있는 자유우파 진영을 뭉치게 하기 위한 극약 처방이라고 설명한다. 사실상 광화문의 민심은 지난 해 6월 이후 지금까지 광화문 광장과 광야교회에서 더위와 추위를 무릅쓰고 혹독한 악조건과 싸우며 거리에서 피눈물 나는 통곡을 해오고 있다. 건국 이래 최대의 인파인 연인원 1700만 명의 애국 국민이 이처럼 장기간 한데 모여 국가의 미래를 염려한 적은 대한민국 역사상 없었다. 민심은 적나라하게 표출되었고 자유우파는 뭉치기 시작하였다. 그간 제1야당이라며 탄핵 찬성 여부를 가지고 내부투쟁이나 하던 자유한국당으로서는 절대 해낼 수 없는 엄청난 대역사였다.

그러나 선거철이 되자 자유한국당은 지역주의에 안주하는 철밥통 기득권에 눈이 멀어 기회주의 모습을 연출하기 시작하였다. 국민들을 아연실색케 한 것은 자유우파의 연합을 위한 공천심사위원장에 국민선호 1위로 뽑힌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재껴두고 느닷없이 4위였던 김형오 전 국회의장을 앉힌 일이다. 나름의 변명이나 구실이야 있겠지만 결국 밀실정치 방식으로 선출한 것밖에 되지 않는다. 아마 김문수 전 지사를 선택하면 광화문 세력에 권력을 빼앗기는 것으로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신분 제약으로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하던 조선시대 홍길동의 심정이랄까. 국민들은 선출 배경과 배후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다. 선출된 김형오 공천심사위원장은 개헌의 필요성을 주장하여 문재인 정권과 유사한 사고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또 전해지는 바에 의하면, 김형오, 김무성, 조경태 등은 문재인 대통령이 졸업한 경남중‧고등학교를 중심으로 한 인맥이라 하며, 김무성은 정치인(박지원 포함), 기업인, 언론인(중앙 및 조선일보 사주) 등이 모여 내밀히 친중‧친북 성향을 가지고 활동하는 ‘여시재’ 모임의 핵심멤버라고 한다. 만약 ‘여시재’의 은밀한 모임이 내밀한 정치적 이념과 색깔을 지니고 있다면 이는 정통 자유우파에서 볼 때 이단자로 볼 수밖에 없다. 이단자는 다른 계산을 하면서 내부에 붙어서 내부를 파산시키므로 아예 적으로 돌아선 배신자들보다 더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그렇다고 가정하면 나라가 공산화되고 있는데도 자유한국당이 왜 여태껏 아무 지적도 하지 않고 있었는지 설명이 가능해진다.

심지어 지난 연말에는 내년예산안과 선거법개정안, 공수처법안 등을 문재인 정권 뜻대로 처리되도록 아무 저항 없이 통과시켜 자유우파 국민들을 깊은 실망에 빠뜨린 바 있다. 그리고 광장의 애국자들을 포용하지 못하고 오히려 ‘극우’라고 비난하며 함께 행보를 취하기 어렵다는 행태를 취하였다. 결국 자유한국당은 그간 보수우파의 본당으로 행세하며 자유우파 국민들의 피눈물 나는 노력에 기생하다 선거철이 되자 기득권을 놓칠까봐 노심초사한 것 밖에 되지 않는다. 한국 정치사에 남을 가장 기회주의적인 행태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번 4.15 총선의 핵심 쟁점이 ‘공산화와 자유민주주의체제 유지’ 간의 대결이라는 점이다. 일부 유튜브에서 거론하는 ‘박근혜 석방’이니 ‘무죄’니 하는 타령들은 부수적인 내용으로 무시해도 될 것 같다. 주지하는 대로 문재인 정권의 모든 사고의 출발점은 대북정책이었으며, 김정은 지원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모든 정책의 중핵이었다. 외교에서부터 국방, 경제, 무역, 에너지, 환경 등 모든 면에서 그간 국민들이 피땀 흘려 쌓아 올린 온갖 국력을 갉아먹고 피폐하게 만들었다. 그러다가 국민저항에 부딪히자 언론을 장악하여 거꾸로 허위 선전과 거짓말로 일관하며 정치권력만큼은 절대 놓지 못한다고 발버둥치고 있다. 입만 열면 거짓말하는 이 정권은 국가권력을 사유화하기 위해 검찰을 장악하려다 윤석열 검찰의 저항과 국민의 뒷받침으로 뜻대로 잘 되지 않자 정치쟁점을 ‘검찰개혁’이라는 말로 바꿔놓고 국론을 좌파와 우파로 갈라치기 하고 있다. 사회주의와 자유민주주의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이제 광화문의 함성을 싣고 순수한 애국자들의 정당인 자유통일당이 창당되었으며, 주사위는 던져졌다. 중요한 것은 자유우파의 분열이 아니라 ‘자유한국당과 자유통일당’ 간 선명성 경쟁을 통해 선거바람의 기선을 장악할 수 있게 되었으며, 총선 전에 양당이 연대하여 ‘후보단일화’ 한다면 굉장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선거 승리이후 그야말로 진정한 통합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우리는 신당의 창당에 오히려 감사해야 할 것이다. 이제 자유우파 연대나 연합이 가능한 지에 대해 신당 창당의 원인을 제공한 자유한국당이 답할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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