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자윤 한의원
대표원장 양 준모

생리통(生理痛, dysmenorrhea)은 월경 주기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나타나는 주기적 골반 통증을 말하며 생리를 하는 여성의 대다수가 경험할 정도로 흔한 증상이다. 생리통의 진단은 생리 주기와 형태, 통증의 정도, 진통제 복용 경력 등 자세한 병력 청취가 중요하다.

많은 여성들은 생리통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여자라면 마땅히 감수해야 하는 고통이라는 관점이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시각이다. 일시적인 통증은 겪을 수는 있지만, 사람의 몸이 자연 상태에서 과도하게 아프도록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에 오랜 기간을 고통 속에서 보내는 것은 정상일 수 없다. 따라서 여성의 몸이 생리통으로 과도하게 아픈 것은 정상적인 것이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병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생리가 일어날 때 염증 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 PG)이 분비되면서 자궁내막을 괴사(壞死)시키고, 자궁을 수축시키는 현상이 일어난다. 이때 발생하는 통증을 원발성(原發性) 생리통이라고 하고, 이 외에 다른 질병으로 인하여 이차적으로 생기는 통증을 속발성(續發性) 생리통이라고 한다. 자궁근종이나 자궁내막증 등으로 인한 생리통은 속발성 생리통에 속하고, 자궁에 다른 병이 없는데 생기는 일반적인 생리통은 원발성 생리통에 속한다.

초경 이후 생리가 처음 발생하는 몇 년간은 자궁의 미성숙으로 인하여 생리통이 나타나게 되지만 자궁이 성장하면서 이 통증은 점차 감소하게 되고, 출산 후에는 자궁이 더욱 부드러워지므로 생리통이 거의 없어지게 된다. 그러나 혈액순환이 잘 안된다면 아랫배가 차게 되고, 몸과 자궁이 뻣뻣하게 되어 통증이 더 심해지게 된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면 자궁이 긴장되면서 생리통이 생기기도 하고, 본래 체질이 허약하여 미성숙의 정도가 심하거나, 체열을 충분히 만들지 못하는 경우는 생리통이 아주 심하게 된다.

생리통에 대한 한방치료에는 천궁(藭藭), 현호색(玄胡索), 애엽(艾葉), 작약(芍藥) 등과 같은 약재가 쓰인다. 이들은 자궁을 수축시키거나 따뜻하게 만들거나 이완시키는 작용을 하게 된다. 만약 몸이 차서 생기는 생리통이라면 애엽이 포함된 애부난궁환(艾附暖宮丸)이 처방되고, 기운이 뭉쳐서 생기는 생리통이라면 현호색이 포함된 현부리경탕(玄附理經湯) 등이 처방되어 자궁과 몸의 전반적인 상황을 조절한다.

생리통에는 흔히 비 스테로이드 소염제(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NAIDs)를 진통제로 사용한다. 이 소염제는 프로스타글란딘의 합성을 억제하도록 작용한다. 프로스타글란딘이 자궁내막을 괴사시키고 자궁이 수축하도록 만드는 작용을 억제하여 생리통을 막는 약제이다. 진통제는 빠르고 효과적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효과가 더디거나, 오랜 기간 진통제에 의지하고 있다면 정밀한 검사가 필요하다. 이런 경우에도 한방치료는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환자의 진통제 복용량을 줄어들게 하거나, 진통제 없이 생리기간이 지나가게 하는 생리통 치료는 한의사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생리통이 심해서 생명에 위협이 발생하는 일은 없다. 하지만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일상생활과 학업, 생업에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가 적지 않고, 우울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생리 전 증후군(月經前症候群, 영어: Premenstrual Syndrome: PMS)이 심하면 한 달의 절반을 힘들게 보내는 셈이 된다. 여성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기간이면서 빛나는 시기를 생리통으로 힘들어하지 않으려면 생리통은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병으로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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