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남권력 교체하다

민주당 김경수 후보가 경남도지사에 당선됨으로써 경남권력이 교체됐다. 경남 도지사는 무소속 김두관 지사가 당선된 사례가 있긴 하지만 지금까지 한국당 계열의 보수정당 후보가 당선돼 왔다. 그런 점에서 민주당 김경수 후보의 당선은 진정한 의미에서 경남권력의 교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선거에서 김경수 후보는 드루킹 사건 등 여러 불리한 조건에서도 당선됐다. 여러 논란이 있음에도 김경수 후보를 선택한 것이다. 이는 경남도민들이 한국당 등 보수정당에 대한 비판이 그 만큼 더 크다는 의미가 된다. 지금까지 경남은 한국당 등 보수정당이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지역이었다. 그런 강고한 지역주의가 이번 김경수 후보의 당선으로 깨졌다.

특정지역을 특정 정당이 독식한다는 것은 건강한 정치지형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경쟁이 살아있어야 건강한 생태계가 되듯이 정치 역시 마찬가지이다. 경쟁에 의해 권력이 교체되는 것이 민주주의의 본질이다. 그런 경쟁이 허용되지 않았던 경남의 과거가 더 문제였던 것이다. 이렇게 한국당이 경남의 권력을 독식을 하다 보니 도지사들도 도민을 바라보기 보다는 중앙정치의 권력자들을 더 의식하게 됐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경남권력 교체는 경남에도 진정한 민주주의가 발붙일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됐다는 의미로 평가된다.

이런 정치구도가 발전할 수 있는 것은 당선된 김경수 후보가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 에도 달려있다. 김경수 후보가 제대로 경남도정을 챙기지 못한다면 경남도민들의 마음은 다시 되돌아 가버릴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김경수 후보가 경남도정을 잘 이끌어 진보정당에 도정을 맡겨도 괜찮다는 인식을 심어주길 기대한다.

김경수 당선자는 드루킹 사건으로 앞으로 특검에 소환되는 등 쉽지 않은 미래가 놓여있다. 김경수 당선자가 이런 사건들을 잘 마무리 짓고 경남도지사로 뛰어난 업적을 만들길 기대한다. 경남권력 교체에 성공한 김경수 당선자에게 축하의 인사를 보낸다.

진주에서 민주당 바람 막은 갈상돈 후보

경남의 민주당 바람이 진주에서 막혔다. 진주에서 민주당 바람이 막히면서 사천, 산청, 하동, 함양, 의령, 거창, 합천 등 서부경남에서 보수계열의 시장, 군수 당선이 가능했다. 만약 진주에서 민주당 바람이 막히지 않았더라면 서부경남 여러 곳에서 민주당 후보의 시장, 군수 당선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그만큼 이번 진주 선거는 중요했다. 민주당이 진주대첩이라 이름 붙이고 진주탈환을 외쳤던 것도 진주가 갖는 이런 지정학적 요인 때문이었다.

그런데 진주에서 민주당 바람을 막아낸 일등공신은 한국당의 조규일 후보라기보다는 민주당의 갈상돈 후보라고 우리는 생각한다. 민주당 후보가 민주당 바람을 막아냈다는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물을지 모르겠다. 갈상돈 민주당 후보는 캠프운영과 선거과정에서 여러 문제를 노정해 민주당 선거운동원들 사이에서 조차 후보자질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말이 나돌았다. 얼마나 개인적 자질에 문제가 있었으면 “작은 이창희가 돌아왔다.”는 말까지 나왔겠는가. 갈상돈이 독선적이고 교만하며 비타협적인 태도가 많이 보였다는 말이다. 이런 갈상돈 후보의 자질과 능력이 결국 초반에 우세하던 민주당 바람을 잠재우고 한국당 조규일 후보에게 패한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는 게 우리의 평가이다. 진주에서 민주당 바람이 잦아들면서 서부경남에서 한국당 후보들이 살아나는 데도 결정적 기여를 하게 된 것이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만약 민주당 후보로 갈상돈 대신에 좀 더 역량이 있는 사람이 선정 됐더라면 진주시장 선거를 넘어서 서부경남 전체에 민주당 깃발을 꽂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 천재일우의 기회를 갈상돈이 날려버린 것이다.

이제 선거는 끝났고 각 당의 냉정한 평가가 따를 것이다. 민주당은 다음에는 갈상돈 후보와 같은 사람을 공천하지 말고 제대로 된 후보를 공천해 인물로도 승부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