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출신 의병장 김천일 전투지휘 民의 호응 못 얻어 

진주대첩 기념사업회는 지난 10일 진주문화원에서 ‘기억하자 진주대첩’제하의 학술대회를 열었다. 사진=박청기자
진주대첩 기념사업회는 지난 10일 진주문화원에서 ‘기억하자 진주대첩’제하의 학술대회를 열었다. 사진=박청기자

임진왜란 당시 제2차 진주성 전투에서 패배한 원인가운데 당시 서인과 남인간의 갈등이 한 원인이 됐다는 연구발표가 나왔다. 임진왜란 당시 1592년 임진년 제1차 진주성 전투에서는 승리했으나 이듬해 제2차 진주성 전투에서는 패해 성안에 있던 7만 명의 민, 관, 군이 도륙되는 비참한 결과를 낳았다. 

11일 김강식 동서대학교 교수는 진주대첩 기념사업회가 펴낸 학술지 제3집에 수록된 자신의 논문 ‘임진왜란 시기의 진주성전투의 평가와 영향’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김 교수는 논문을 통해 당시 제2차 진주성 전투에 일본군의 대군이 집결하고 있었음에도 남인 계열의 호남출신인 의병장 김천일을 지휘관으로 임명하고 이에따라 서인계열이자 영남 출신인 의병장 곽재우는 끝까지 진주성 전투에 참여하지 않고 후방을 지원하는데 그쳤다고 밝혔다.  

특히 김천일은 호남출신이라 영남지역에 소재한 진주성에 대한 사정을 잘 알지 못하고 따라서 진주민들에 대한 지휘 역시 원활하지 못해 성안에서 통제력을 상실했으며 이러한 지휘계통의 어려움이 진주성전투의 패배의 한 요인이 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물론 일본군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대군이어서 패한 요인이 크지만 전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점도 간과할 수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 실제로 제2차 진주성 전투의 주된 병력은 김천일 고종후 휘하의 호남 의병들이었고 나머지는 한성에서 데려온 시정의 소모병들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에따라 김 교수는 제2차 진주성 전투에서 진주성 수성의 도절제사로 호남출신의 의병장 김천일이 임명된 점, 휘하의 지원부대도 호남의 의병부대가 주력이었던 점 등으로 지방 실정을 올바르게 파악하고 전력을 극대화 시켜 전쟁에 임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적 기반과 사정을 무시한 채 전쟁을 수행해 패배에 이르게 된 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당쟁의 영향은 깊어서 전후에 전쟁의 평가에 있어서도 남인계열의 유성룡은 김천일의 책임을 강조했다. 유성룡은 실제로 그의 징비록에서 “김천일이 거느린 병력은 모두 한양의 저자거리에서 모은 쓸모없는 무뢰배 들이다. 김천일은 병법도 알지 못했고 자신의 재주를 뽐내어 남의 의견을 잘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한 평소부터 서례원(당시 진주목사)를 미워하여 주(서례원)와 객(김천일)이 서로 시기하면서 호령이 어긋나게 되었다. 이로 말미암아 진주는 패배하고 말았다”고 기술하고 있다. 이에반해 김천일과 같은 서인계열의 안병준은 제2차 진주성전투는 패했지만 일본군도 피해를 입어 호남으로의 진출을 결과적으로 막았다는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고 말했다.  

김강식 교수는 제2차 전투에 비해 제1차 진주성 전투는 김시민목사의 지휘아래 관병과 의병군이 연합전을 펼쳐 승전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관군과 의병군의 연합에는 초유사 김성일의 역할이 컸다고 주장했다. 김성일은 중앙정계의 지원 아래 경상우도의 관군 병력을 집결하고 곽재우, 정인홍 등 의병들이 외곽에서 지원토록 해 승전을 이끌었다고 강조했다. 즉 제1차 진주성 전투는 초유사 김성일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남명학파 의병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외곽에서 곽재우 의병장의 지원활동 등이 잘 조화를 이뤄 승전을 이루어 냈으나 제2차 진주성 전투는 이러한 노력들이 없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제2차 진주성 전투의 패배요인을 이렇게 분석하고 전후에 진주민들의 처절한 살육으로 인해 인구가 급감하고 황폐화 하여 진주의 행정구역이 통폐합 되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임진왜란 전의 적지리 장고리 민고리 풍고리 옥봉리 고경리 궁남리가 난 후에 대안리로, 몽화리 탕남리가 성내리로 통폐합 되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제2차 진주성 전투의 패배원인을 당시의 당쟁과 이로인한 진주지역사정을 무시한 부적절한 인사, 지휘권의 혼란 등으로 분석함에 따라 전투의 패배원인을 둘러싼 논쟁이 가열될 전망이다. 

진주대첩 기념사업회(이사장 이수성 전 총리)는 매년 진주대첩제를 개최하고 있으며 학술지를 펴내 진주대첩에 대한 연구와 평가 작업을 하고 있다.

김성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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