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어머니 배속에서 태어 날 때부터 세상 떠날 때 까지 각자 한 일들을 헤집어 보면 가지가지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석학들, 정치지도자, 기업인, 수많은 사람으로부터 존경받는 각 분야의 전문인들. 평범한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끼로 먹고 사는 보통사람. 힘들고 어려운 난고를 거쳐 자수성가한 사람. 자신은 비록 가난할 지라고 이웃을 둘러보는 여유와 포근한 마음을 가지고 사는 사람. 그러나 오직 자신의 사리사욕에 휩싸여 만고에 저주 받을 사람으로 전락하고 만 사람. 타고 난 환경의 귀천을 구분 않고라도 삶을 살아가는 방법이나 모습을 보면
기억을 더듬어 보면, 내가 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까지 전국 대다수 가정의 땔감은 나무가 주종을 이루고 있었다. 겨울이 오면 대도시나 소읍의 가정집들은 겨울을 날 수 있을 만큼의 장작을 사들이기에 바빴다. 고등학생 때 부산의 작은아버지 댁에서 살던 나는 학교를 다녀오면 마당에 쌓아둔 통나무 장작을 패는 일부터 먼저 해야 했다. 고향 집이 있는 시골의 5일장 장터 어귀에 인근 산촌에서 온 나무꾼들이 장작이나 솔가리(갈비)가 실린 지게를 괴어놓고 손님을 기다리던 풍경이 눈에 선하다. 집집이 나무를 땔감으로 쓰니, 식목일도 정하고, 아무리
지난 1992년 2월 18일,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 총리회담을 취재하러 가는 길이었다. 개성에서 동(東)평양 행 철도 연변의 겨울 산야는 너무 황량했다. 산꼭대기까지 나무 한 그루 없이 벗겨진 민둥산, 초라한 역사(驛舍), 점판암을 구들장 같이 잘라 만든 청 슬레이트라는 것으로 지붕을 인, 6·25전쟁 직후의 군대막사 같은 집단가옥들이 띄엄띄엄 널려 있는 농촌은 생명이 멈추어 있는 풍경이었다.1970년대 중반 이른바 김일성의 주체농법으로 다락 밭을 일군다고 산의 나무들을 죄다 베어내고 산을 모두 벌거숭이산으로 만들었다는
“도둑에도 차등이 있다. 가장 어리석은 자는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려 하는 도둑놈이다. 그런 놈은 십중팔구 덜미를 잡히기 싶다. 다음 어리석은 도둑은 도적질을 하다가 들키는 도둑놈이다. 이런 놈은 자칫 맞아죽기 십상이다. 가장 상 도둑은 들키지 않고 훔치는 도둑놈이다. 이 소리가 아닙니다. 이 소리도 아닙니다. 도둑놈은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그게 도둑놈 처신의 기본이다. 자고로 도둑놈은 소리를 내지 않는 법이다. 이런 자야 말로 비로소 도둑경의 도를 깨친 자들이다. 그들의 무리가 저렇게 이 한밤중에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서울 도심에서 조금 벗어난 어느 산동네에 한 늙은 도둑이 살고 있었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도둑질로 태어났다. 제 아비 어미 밑에서 태어나지 못하고 불륜의 관계에서 도둑질하듯 몰래 태어난 인간이었다. 마땅히 그의 아비 또한 도둑이었다. 아이의 아비는 나이 열일곱에 몰래 어느 양가집에 들어가 처녀 하나를 겁간 했다. 잉태를 한 처녀는 사람들이 모르게 어느 병원에서 몰래 아이를 낳았다. 그리고는 어느 도둑놈 집에다가 아이를 맡겼다. 도둑 아비는 주야장청 도둑질만 했다. 이를 보고 자란 아이는 배운 것이 도둑질뿐인지라 자연 도둑이 되었다
오늘은 모처럼 전업주부에 관하여 불만을 좀 토로해 보고 싶다. 예전엔 없던 이 말이 언제부터인가 거창하게 붙여져 온 전업주부란 표현에 좀 억울한 느낌이 들어서 이다.전업이라고 업(業)자가 들어가면 무슨 급료같은 것이나 정년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국어사전에 업자를 찾아보면 직업의 준말, 전문으로 하는직업이나 사업이라고 되어 있다. 그런데 보수도 정년도 없을 바에야 그냥 가정주부, 아니 주도 빠진 가정부라는 표현이 옳을 것 같다면 좀 과장된 것일까?이 전업주부란 직에 들어선 지도 어언 반세기가 지났건만 아직도 이문도 없는 가정 식당을
“언니야 안있나 그쟈, 올해는 날이 더버서 그런지 풍개가 안시고 참 달다. 언니가 좋아 하는 복숭 좀 하고 풍개하고 부칬는데 묵어봐.”“에나 달더나?”“에나다.”동생과 전화로 통화한 한 내용이다. 우리 고향은 자두를 풍개라고 하고 복숭아를 복숭이라고 한다. 동생은 전화를 하면 첫 마디가 “언니야 안있나 그자”로 시작한다. 들으면서 그 어감에서 번져오는 고향냄새가 정답고 참 푸근하다.스무 명의 여자들이 모여 식사 하는 자리에 초대되었다. 들어서서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