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6회 세차 취미, 창업으로 이어져
날씨 좋아 사표 쓰고, 세차하러 가
개업 1년, 500명 단골 고객 생겨나

붐워시는 대기 고객들로 예약을 해야 세차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붐워시는 대기 고객들로 예약을 해야 세차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진주시 정촌면 삼일로에 30세 젊은 사장의 세차장이 있다. 안태규 대표의 붐워시로, 주6회 세차 하던 안 대표가 대구에서 진주로 귀향해 창업했다.

안 대표는 진주에서 태어나 5세 때 대구로 이사 갔다. 진주 대동금속에 다니던 아버지가 본사가 대구로 이전됨에 따라 가족이 같이 간 것이다. 고등학교까지 대구에서 다닌 안 대표는 대학은 충주시 한국교통대 전기과를 졸업했다. 이후 군대를 다녀오고 대구에서 취업했다.

취업 후 안 대표는 차를 구입했고 그 뒤 세차는 그의 취미가 됐다. 주 6일 정도 세차를 하고 세차동호회 활동도 하면서 그는 세차로 스트레스를 풀고 즐거움을 얻었다. 그의 최종 목표는 세차장이었고 당시 직업도 세차장을 창업하기 위한 자금을 모으는 과정이었다. 그는 “세차를 하면 너무 즐거워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 뒤부터 인생 목표는 항상 세차장 창업이었다”고 말했다.

◆2년 다닌 직장, 날씨 좋아 사표

2년 정도 PLC 엔지니어로 일하던 안 대표는 어느 날 날씨가 너무 좋아 그 길로 사표를 쓰고 세차를 하러 갔다. 세차를 하고 싶어 직장을 그만 둔 것이다. 그 뒤 아버지를 찾아가 세차장을 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크게 혼내면서 하고 싶으면 혼자 힘으로 알아서 하라고 했다.

이에 안 대표는 세차 일을 본격적으로 배운다. 로드샵, 광택전문점을 거쳐 대구 에코클린 세차전문점에 실장으로 일하며 세차일과 광택을 배운다. 안 대표 아버지는 세차 일을 열심히 하고 기술을 배우는 아들을 지켜보다 2년 뒤 안 대표를 부른다. 아버지는 안 대표에게 아직도 세차장을 할 생각이 있냐고 묻는다. 안 대표는 도와준다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얘기했고 아버지는 안 대표에게 세차장 부지를 알아보라 했다.

광택·유리막코팅은 안 대표가 직접 해 손님들이 만족한다.
광택·유리막코팅은 안 대표가 직접 해 손님들이 만족한다.

 

◆ 정촌 토지, 세차장 부지로 최적화

이에 안 대표는 대구와 진주를 다니며 세차장 부지를 알아본다. 하지만 조건이 맞는 토지는 가격이 너무 비쌌다. 그렇게 몇 달 동안 발품을 팔며 세차장 부지를 알아보던 안 대표는 진주 정촌면 토지를 보고 세차장에 최적화 된 곳으로 판단 돼 매입했다. 정촌면 토지는 매입 당시 아무것도 없는 시골이었다. 세차장 하러 귀촌한다는 게 안 대표를 고민 하게 만들었지만 시내에 비해 낮은 토지 가격, 향후 아파트 단지가 들어오는 점, 사천 시내·공단이 가까운 것에 마음을 굳혔다.

◆세계 최초 ‘하부LED’ 개발

안 대표 아버지가 316평 토지를 매입한 뒤에도 창업 자금은 부족했다. 이에 안 대표는 자금을 모으고 힘든 일을 경험해보려 주야 2교대 공장에 들어간다. 프레스 업무를 하며 고된 노동을 시작 한 그는 손가락 골절, 허리염증 등으로 계속 입원 했다. 이에 가족들이 만류했고 안 대표는 공장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세차장 창업을 준비한다.

그동안 모은 돈으로 안 대표는 세차장 공사를 시작했지만 부족한 자금으로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완벽한 세차장을 만들 욕심에 시설을 늘린 안 대표는 자금이 계속 부족했다. 이에 지인의 돈까지 빌려 세차장 공사를 끝내고 개업했다.

현재 그의 세차장은 셀프세차 6베이, 진주최초 샤워세차 3베이, 실내청소기 8대가 있다. 광택과 유리막 코팅은 사무실 옆 공간에 작업실을 마련했다. 그는 타 세차장에서 세차를 하며 느낀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 타 세차장의 천정과 하부의 어두운 조명으로 세차할 때 불편한 점을 보고 본인 세차장에는 천정 조명을 늘리고 하부LED를 달았다. 이 하부LED는 세계 최초로 안 대표가 직접 개발한 것으로 전국 어느 세차장에 가도 없다. 또한 차량에 흠집이 나는 걸 싫어하는 차주들을 위해 실내 청소기에 극세사로 호수를 감싸서 차량 흠집을 방지했고 에어는 천정에 달아 편의성을 고려했다. 안 대표는 “이런 사소한 배려가 손님에게는 큰 서비스다. 한번 온 손님이 서비스에 만족해 단골이 되면 세차장에서는 개인사물함을 무료로 제공한다. 이런 개인사물함을 지급 받는 고객들은 세차 동호회나 주5회 세차를 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개인사물함에 세차용품을 보관해두면 다른 세차장으로 안가고 항상 우리 세차장을 이용하기에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차량 픽업 서비스로 직장인 고객 늘어

안 대표 세차장은 셀프세차장은 4분에 2천원, 실내청소는 5분에 1천원이다. 세차서비스는 중형차 기준 4만원, 광택과 유리막코팅은 30만~120만원까지 있다.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을 위해 그는 픽업 서비스를 한다. 바쁜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로 세차장에서 거리 4km미터 미만은 무료, 이후는 거리에 따라 5천원~1만원까지 받고 차를 가지고 오고 세차가 끝난 후 다시 가져다 준다. 차량 픽업으로 셀프세차장 창업 1개월 뒤부터 시작한 세차서비스는 고객들 호응이 좋다. 현재까지 세차와 광택을 받은 고객이 500명이 넘고 주말에는 항상 예약이 차있다. 안 대표는 “성수기에는 예약이 밀려 새벽2시까지 일을 한다. 정말 힘들지만 인정받는다는 생각에 항상 즐겁게 일한다”고 말했다.

세차장 창업에 관해 그는 “세차장 창업을 하려면 세차·광택 기술을 배우고 시작해야 된다. 셀프세차장으로는 수익이 낮아 유료서비스를 해야 마진이 좋기 때문이다. 기술은 최소 1년을 배워야 직원이 없어도 사장이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다. 그리고 세차에 취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시작해야 할 수 있는 직업이니 쉽게 생각하면 큰 손해를 본다”고 창업의 신중함을 요구했다.

붐워시 안태규 대표 010-9902-0614

진주시 정촌면 삼일로 122번길 26

김시원 기자

 

▶귀농·귀촌 팁!

현재 귀농이 자신 없어 귀촌 창업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정보가 부족한 상태로 시작해 큰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토지 구입·상가 임대는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을 해 손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귀농·귀촌 창업 시 전국 지자체에서 열리는 박람회에 참가해 정보를 얻는 것도 좋다. 귀농·귀촌 박람회, 창업 박람회는 부산 벡스코·일산 킨텍스·서울 코엑스 등에서 주기적으로 열린다. 창업 아이템이 정해졌으면 귀촌 창업한 업체에 방문해 실질적인 정보와 1년 정도 경험을 쌓는 것이 좋다.

정리 김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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