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농촌에 6차 산업의 바람이 불고 있다. 농산물의 생산에서 가공, 유통, 체험 등의 유무형 서비스들을 농사꾼들이 한다는 것이다. 글쓴이도 6차 산업에 뛰어들려 계획은 하고 있지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농사꾼들이 농사를 잘 지어 여유롭게 생활할 수 있어야겠지만 현실은 녹록치가 않다. 글쓴이는 때문에 가공이나 농산물 마케팅에 관심을 많이 가진다. 어떻게 6차 산업을 실현할 수 있을까? 틈만 나면 하는 생각이다. 아직 준비 중에 있지만 글쓴이의 계획을 예로 들어 현재 지향하는 6차 산업을 얘기해보려 한다.

첫째, 가공이다. 농사를 짓다보면 상품성이 떨어져 팔지 못하는 농산물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리고 농산물 가격이 폭락했을 때는 정말 저렴한 가격에 팔자니 아깝고, 안 팔자니 생계 걱정이 될 때가 있다. 그런 경우 든 생각이 가공 후 부가가치를 높이면 좋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상품성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시제품을 만들어 주변지인들을 통해 시장조사도 해보고, 대량생산이 가능한지도 알아본다. 시장조사는 국내 동종 제품의 생산업체수와 현황, 그리고 원재료의 효능과 소비율 등을 조사했다. 그러다 몇 가지 상품을 개발하게 되었다. 글쓴이가 중점적으로 하려는 종류는 전통발효장류다. 생산시설에 대한 시설비를 줄이는 것이 초기 투자비용의 감축에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생산시설을 OEM하기엔 제조공정이나 환경 등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직접 생산시설을 운영할 계획이다.

둘째, 체험이다. 체험을 계획하면서 글쓴이는 불교학이라는 전공을 최대한 살리고자 했다. 농사 체험이 불교학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싶지만 글쓴이는 농사를 지으면서 이 일이 불교학과 잘 맞다는 생각을 했다. 바로 명상이다. 풀을 뽑고 모종을 심고 수확을 할 때 그 순간엔 나와 작물 둘뿐이다. 호흡을 가다듬고 특정대상에 집중하는 일을 농사에 적용하면 바로 명상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전통발효장류에서도 장이 발효되는 과정이 곧 명상의 과정이라는 생각을 해봤다. 이렇게 농사와 전혀 관련이 없는 전공이라도 잘 활용하면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체험이 된다.

셋째, 농가 맛집이다. 이것은 농산물 생산과 가공, 체험의 결합이다. 내가 생산한 곡식과 채소, 그리고 가공한 전통발효장류를 기반으로 쌈밥, 가정식 등을 메뉴로 하는 것이다. 또한 요즘 웰빙음식으로 각광받고 있는 사찰음식 레시피를 더해 시너지 효과를 줄 생각이다. 농가맛집을 준비하기 위해선 요리에 대한 공부를 해야겠지만 단기간에 완성하려 계획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틈틈이 준비할 것이다. 또한 글쓴이의 주업인 농사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농가맛집을 운영하게 된다면 오늘 요일이나 시간을 정해 운영할 계획이다.

6차 산업 계획에만 많은 시간을 들였다. 준비하고 실행하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그 많은 시간들 속에서 행복을 느꼈고, 남은 시간에서도 행복을 느낄 것이다. 소중한 시간 속에서 하고자 하는 일을 계획하며 하고 싶은 것과 잘하는 것을 넣었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농사꾼이 생산, 가공, 유통, 체험 등을 다 하려면 가랑이 찢어진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하지만 묵묵히 하고자 하는 길을 걷고, 꿋꿋이 조금씩 실현해 나간다면 가능하리라 본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농사를 짓거나 관심이 있는 여러분들도 단기간에 이루려 말고, 장기간에 걸쳐 이뤄낼 수 있는 자신만의 독특한 6차 산업의 기틀을 마련해보시길 바란다.